폭식을 일삼는 아이들은 보상(reward)과 억제(inhibition)을 담당하는 뇌 부위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과 비교했을 때 차이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 의대 섭식장애 프로그램(Eating Disorders Program) 실장 스튜어트 머리 박사 연구팀은, 폭식하는 아이들은 뇌의 회색질(gray matter)이라 불리는 부위 중 보상과 충동 억제를 관장하는 부분의 밀도가 높아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섭식장애를 겪는 아이 71명과 섭식장애가 없는 아이 74명의 뇌 스캔 영상을 비교·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특히 섭식장애 아이들은 고칼로리와 고당도 음식에 대한 뇌의 보상 민감도가 매우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것이 아이들의 섭식장애 원인이 단순히 잘못된 훈육 때문만은 아님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뇌는 각각의 뉴런(신경세포)을 연결하는 신경 세포체가 모인 겉 부분(대뇌 피질)과 신경세포들을 연결하는 신경 섬유망이 깔린 속 부분(수질)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뇌 피질은 회색을 띠고 있어 회색질, 수질은 흰 색을 띠고 있어 백질이라고 불린다.
이 중 회색질의 밀도가 높아져 있다는 것은 2~10세에 진행되는 회백질의 '시냅스 가지치기'(synaptic pruning)라고 불리는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시냅스란 신경세포들이 서로 신호를 전달하는 통로이다.
회색질의 '시냅스 가지치기'가 잘 이루어지면 가장 중요한 연결망이 강화되고 나머지는 약해진다. 그러나 이는 기능의 상실이 아닌, 뇌의 특정 부위가 더욱 특화(specialized)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과정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정신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 연구 결과는 '정신의학 연구'(Psychiatry Research) 최신호에 발표됐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