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15분만 투자하자. 잡힐 것 같지 않던 두루뭉술한 인문학을 아이 손에 쥐어줄 수 있다. 하루에 단 15분이니까 많이도 아니다. 독서 한 컵에 인문학 한 스푼이다.
인문학 지혜 독서하는 법
1. 일단 시작한다. 수정은 이후에.
계획을 세우는 것은 좋지만 지나치게 오랜 시간을 할애해서는 안 된다. 완벽하지 않다고 해도 일단 시작한 뒤에 계획을 일부 수정하는 편이 낫다. 계획이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다. 아이와 함께 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서 시작을 먼저 하고 우리 가족에게 맞는 최적의 계획을 찾아내는 게 좋다.
2. 아이에게 책 내용을 주입하지 않는다.
[도덕경], [논어] 등의 어려운 내용을 아이가 전부 이해해야 하는 게 아니다. 인문학 지혜 독서의 목적은 검증된 인문고전 텍스트를 읽으면서 지혜를 습득하는 것이다. 더불어 부모가 공부하는 기회도 된다. 어려운 내용을 아이에게 이해시키기 위해서 부모가 선행학습을 하는 동안 엄마와 아빠의 독해력이 상승할 것이다.
3. 지속적으로 실천한다.
시작을 했으면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도록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가 진도 나가는 것에 부담을 갖지 않게 해야 한다. 한 개의 문구를 선정해서 더 이상 이야기할 내용이 없을 때까지 계속 다룬다.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어색하고 힘들어하던 아이도 곧 적응한다.
*참고하기 좋은 도서
[도덕경]은 배경지식이 없어도 실생활에 쉽게 적용할 수 있다. 다른 유교 경전의 경우에는 역사적, 문화적 배경을 알아야 이해할 수 있는데 반해 도덕경은 그래서 이해하기가 쉽다. 다만 1장부터 읽으면 어려울 수 있으니 마음에 드는 내용을 부분 발췌해서 읽는 방법이 있다.
[명심보감]은 [격몽요결]과 더불어 어린 나이에도 도전하기에 비교적 부담이 덜한 유교 경전이다. 아이가 많이 어리다고 한다면 더 쉬운 [사자소학]도 있으니 참고할 것. 문구별로 네 글자씩 되어 있어 짧게 끝나기 때문에 아이가 공부하기에 어렵지 않다.
중국 명나라 말기 문인 홍자성이 집필한 [채근담]은 유교, 불교, 도교의 가르침을 선별해 격언식으로 한데 엮은 경전이다. 서양에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이 있다면 동양판 명상록으로는 [채근담]이 소개되곤 한다. [도덕경]과 마찬가지로 문화적, 역사적 배경 지식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내용이 독립적이기 때문에 당사자인 아이와 부모가 상황에 맞게 골라 읽으면 된다.
[논어]는 수많은 해석과 주석으로 유명하다. 풀이할 수 있는 여지가 무궁무진하다는 의미다. 아이가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연령대라면 사마천의 [사기] 등을 통해 공자가 활동했던 춘추전국시대를 이해하는 것도 [논어]를 심층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다만 조금은 어려울 수 있으므로 다른 유교 경전을 먼저 공략하고 자신감이 붙으면 [논어]에 도전하는 전략을 추천한다.
[성경]은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서술되어 있기 때문에 아이도 잘 읽힌다. 그 중에서도 [잠언]은 한 문장 단위로 끊어지기 때문에 이해하기가 쉽다. 다만 주제별로 되어 있지 않아 주제 의식이 명확해야 이해하는 아이에게는 난해할 수 있다.
[불교]도 [성경]과 더불어 유명한 종교서다. 그 중에서도 [반야심경]은 [반야경]의 핵심 요약본이다. 때문에 [반야경]이나 [금강경]을 먼저 읽고 난 다음에 [반야심경]을 읽으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대승불교의 또다른 대표 경전인 [금강경]은 600권 분량인 [대반야경]의 한 권이다. ‘벼락처럼 자르는 완벽한 지혜의 경전’이라는 의미다.
시는 인문학 텍스트 중에서도 외워두면 좋은 분야다. 아이가 표현력을 기를 수 있고, 함축과 비유적인 표현을 접하면서 사고력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아이에게 읽히면 좋을만한 시를 먼저 찾고, 그 다음으로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감동적인 부분과 이야기할 부분을 공유하자. 특히 시를 통해서 언어유희를 즐길 수도 있다.
참고도서 : 초등 공부머리를 위한 하루 15분 인문학 지혜 독서법(심정섭, 체인지업)
김경림 키즈맘 기자 lim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