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생활의 필수 조건은 충분한 물 섭취다. 그런데 물이 특정 심장질환까지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은 아직 생소하다.
최근 물을 충분히 마시면 심부전(heart failure)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등장했다.
심부전은 심장의 좌심방에서 나온 혈액을 전신에 보내는 '펌프' 역할인 좌심실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것으로, 체내 모든 기관과 조직에 대한 혈액 공급이 부족해지는 질환이다.
폭스 뉴스(Fox News) 인터넷판의 16일자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립보건원(NIH: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산하 국립 심장·폐·혈액 연구소(NHLBI: National Heart, Lung, and Blood Institute)의 나탈리아 드미트리에바 박사 연구팀은 충분한 물 섭취가 심부전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 물을 충분히 마셔 혈중 나트륨 농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면 심부전 위험이 낮아진다는 인과관계를 증명했다.
연구팀은 심부전이나 당뇨병이 없고 비만하지 않으며 체내 수분율(hydration level)이 정상인 사람 1만1천814명을 분석 대상으로 진행했다.
이 중 11.56%가 연구 기간 내 심부전이 발생했는데, 중년에 혈중 나트륨 농도가 143mmol/L(리터 당 밀리몰)을 넘어서면 심부전 위험이 39%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년에 혈중 나트륨 농도가 142.5~143mmol/L이면 좌심실 비대(left ventricular hypertrophy) 위험이 62% 높아진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좌심실 비대는 혈액을 온몸에 내보내며 펌프질하는 좌심실(심장 왼쪽 아랫부분) 벽이 두꺼워지는 현상이다. 좌심실의 펌프 기능이 저하되면 심부전,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이 결과는 중년에 나트륨의 혈중 농도가 142mmol/L을 넘어서면 나중 좌심실 비대와 심부전 위험이 높아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혈중 나트륨 농도는 135~145mmol/L이 정상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나트륨 농도가 올라가면 체액의 수분 농도(fluid level)는 떨어진다.
연구팀은 체액의 수분 지침은 신체의 필요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여성은 하루 물 6~8컵(1.5~2, 1ℓ), 남성은 8~12컵(2~3ℓ)을 마시도록 권고했다.
하버드 대학 의대 내과 전문의 줄리언 세이프터 박사는 '건강한 사람은 체액의 수분이 부족하면 목이 말라 물을 마시게 되지만 노인들은 갈증을 느끼지 못할 수 있으며, 여기에 이뇨제 같은 체액 손실을 유발할 수 있는 약을 복용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체액의 수분이 부족한지 잘 모르겠으면 기초대사 검사 패널(BMP: basic metabolic panel)이라는 일반적인 혈액검사로 쉽게 점검할 수 있다. BMP는 나트륨, 칼륨, 염소, 포도당 등 일반적인 전해질 수치를 한꺼번에 알 수 있는 혈액 검사법이다.
이 연구 결과는 유럽 심장학회(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 학술지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 최신호에 실렸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