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육아에서 아이의 ‘마음'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던 다양한 시도와 노하우를
이 세상 모든 엄마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이 세상 모든 엄마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아이를 성장시키고 엄마의 마음까지 챙기는 진정한 '책 육아'는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까? 16년 차 교사이자 그림책 소통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배정아 작가는 신간 「우리 아이 생각 근육을 키워주는 그림책 소통육아」을 통해 '엄마표 책 육아'의 놀라운 힘과 노하우를 전하고 있다.
Q1. 안녕하세요 작가님!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그림책 육아에 빠져들게 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육아 휴직을 하고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졌지만, 아이는 두 돌이 되도록 몇 단어만 반복할 정도로 언어 발달이 느렸어요. 고민 끝에 저는 아이의 말문을 틔워 줄 방법으로 ‘독서‘를 선택했습니다. 하루에 그림책을 30권씩 함께 읽은 날도 있을 정도로 매일 최선을 다해 아이에게 책을 읽어줬어요. 그 때부터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아이는 곧 발달 검사에서 또래보다 2년 이상 앞선 언어 발달을 보여주었고, 사고력과 공감 능력, 사회성 부문에서도 고른 성장을 나타냈어요. 특별할 것 없는 육아 환경에서도 단기간에 눈부신 성장을 이룬 아이를 지켜보며, 유아기 자녀 교육에 있어 독서가 큰 중심축이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됐습니다.
Q2. 영유아기 자녀를 둔 엄마들은 '그림책 육아'에 관심이 많습니다.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그림책 육아의 효과는 무엇인가요?
그림책은 소소한 일상부터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세계까지 다채로운 주제를 다루고 있어요. 아이와 이런 다양한 이야기를 읽고 나면, 도돌이표 같던 대화 주제에서 벗어나 정서적 교감을 나눌 수 있어요. 아이의 생각과 감정을 진정으로 이해하게 되는 거죠. 결국 그림책을 통해 엄마와 아이의 애착관계가 견고해지고, 이렇게 성장한 아이는 사춘기가 되어도 부모와의 갈등을 덜 겪게 돼요. 또 그림책은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고 있어요. 그래서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도 그림책을 통해 마음의 위로를 받을 수 있답니다. 아이를 위해 시작한 그림책 독서가 엄마의 육아 고민과 스트레스까지 해결해 주는 셈이죠.
Q3. 작가님이 직접 그림책을 통해 위로를 받으신 경험이 있나요? 있다면 어떤 내용의 책이었나요?
완벽한 엄마가 아니라는 생각에 자신감을 잃었던 적이 있어요. 그 때 그림책 <못생긴 친구를 소개합니다>를 읽고 우울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답니다. 책에는 누, 점박이 하이에나, 주름민목독수리, 아프리카대머리황새 등 못난이 동물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데요, 이 볼품 없는 다섯 동물을 사랑스럽게 바라보고 있는 존재는 바로 새끼들이에요. 이 작은 아이들은 "우리는 엄마 아빠를 많이 사랑해요. 영화배우보다 멋져요!"라고 외쳐요. 그 장면에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어요. 이야기처럼 우리 아이들은 우리가 조금 부족해도 '엄마'라는 사실만으로 조건 없이 사랑을 주고 있거든요. 스스로를 못난이 엄마라며 자책하는 순간에도, 아이는 나를 '최고의 엄마'라고 인정해주고 있다는 걸 깨달았죠. 그러자 저를 괴롭히던 죄책감이 녹듯이 사라졌어요. 그리고 이전과는 달리 자신감으로 무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림책에서 얻은 위로와 치유의 힘이었어요.
Q4. 그림책이 엄마의 마음까지 치유한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이번에는 조금 더 넓은 의미의 '책 육아'에 대해 여쭤보고 싶은데요,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책 육아의 진정한 효과는 무엇일까요?
가장 큰 효과는 아이가 ‘배움’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게 된다는 점이에요. 궁금한 주제의 지식을 습득하는 법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죠. 문제집과 그림책을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는데요, 문제집은 단편적인 글만 나와 있어서 내용이 끊어져있지만, 그림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스토리로 이뤄져 있어요. 이를 읽으며 아이는 물 흐르듯 장면과 내용을 기억하고 이해하게 돼요. 이를 통해 앞으로 자신이 원하는 지식도 어렵지 않게 책으로 습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죠. 또, 책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타인과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알게 되면서 도덕성과 사회성, 인간성 등 정서적인 측면까지 발달하게 됩니다.
Q5. 아이의 ‘문해력’은 엄마들 사이에서 떠오르는 키워드이기도 한데요, 그림책 육아가 문해력 향상에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문해력은 작게는 글을 이해하는 능력이지만 크게는 일상생활에 이것을 적용하고 활용하는 힘이에요. 영유아기 때부터 책을 많이 읽어준 아이는 점차 이야기를 기억하는 능력이 좋아집니다. 일종의 훈련인데요, 장면과 내용을 잘 기억하는 아이들은 생활에서 도움이 될 만한 부분을 떠올리고 적용할 수 있어요. 더 나아가 세상을 대하는 태도, 즉 가치관을 삶에 적용시킬 수도 있죠. 따라서 아이의 문해력을 단단하게 키워주고 싶은 분들은 매일 아이에게 책을 한 권씩 이라도 꾸준히 읽어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Q6. 책 육아를 하실 때 작가님이 특별히 신경 쓰시는 부분이 있나요?
아이와 함께 ‘책 대화’를 하려고 노력해요. 흔히 독서라고 하면 텍스트를 읽고 지식을 머릿속에 넣는 활동을 떠올리는데요, 책 육아의 핵심은 지식의 습득이 아닌 바로 그림책을 매개로 한 ‘대화‘에요. 일상에서 접하지 못하는 다양한 주제와 내용을 통해 아이의 생각과 감정을 이끌어 내도록 도와주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죠. 예를 들면, 주인공이 역경을 극복하는 이야기일 경우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나라면 기분이 어땠을까‘와 같은 질문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어요. 또는 책의 결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야기의 뒷부분을 새롭게 바꿔볼 수도 있죠.
Q7. 그럼 책 육아를 하는 부모님들이 많이 고민하시는 아이와의 책태기(책 권태기) 극복 방법은 무엇일까요?
다니는 어린이집이 바뀌거나 동생이 태어나는 등 환경 변화를 겪으면 아이가 책에 소홀해질 수 있는데요, 이럴 땐 책을 억지로 많이 읽어주기 보단 하루 한 권이라도 아이가 좋아하는 주제의 책을 재미있게 읽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읽어주세요. 책 놀이도 좋은 방법인데요, 책의 물리적 촉감, 모양으로 흥미를 돋우는거죠. 책을 바닥에 평평하게 펼친 다음 같은 주제의 책을 고르거나, 집 곳곳에 숨은 책을 찾는 놀이도 좋아요. 만약 이래도 책태기가 지속된다면, 잠시 아이를 가만히 두시는 게 좋아요. (웃음) 어른도 같은 것만 매일 하면 다른 활동도 해보고 싶잖아요? 아이도 그런 시간이 필요할거에요. 자연스럽게 책 앞에 돌아올 때까지 지켜봐 주세요.
Q8. 작가님은 고등학교 선생님이시자 ‘그림책 소통 전문가’로 활동하고 계신데요, 이와 병행하여 책놀이지도사, 아동미술지도사, 북큐레이터 자격증도 보유하셨습니다. 이토록 활발한 활동을 하실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책을 쓰고 그림책을 공부할 때, ‘왜‘ 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교사는 안정적인 직업인데, 다른 공부까지 하며 바쁘게 지낼 이유가 있냐는 것이었죠. 제 대답은 정말 ‘좋아서’ 한다는 거예요. 저는 자존감 회복과 내면 성장에 큰 도움을 준 ‘그림책’에 빠져들었고,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이 생기자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했어요. 앞으로 나아갈 용기도 생겼죠. 제가 그림책을 좋아해서 일을 시작했듯, 엄마들도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하는 분야를 발전시키면 충분한 결과물을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거창한 일이 아니라 해도요. 그림책은 엄마들의 꿈을 찾도록 도울 것이고, 이를 알게 되면 엄청난 에너지와 활력을 얻으실 것이라 확신합니다.
Q9. 휴직을 하며 아이를 키우는 육아맘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말씀이에요. 작가님이 현재 하고 계신 일과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그림책 소통 전문가’는 제가 스스로에게 붙인 별명이자, 앞으로 활동하고 싶은 분야를 담아 만든 저만의 호칭입니다. 이름대로 저는 그림책을 매개로 아이와 소통하는 방법을 공유하고, 엄마들과 그림책을 읽으며 자존감 회복과 마음 성장을 돕는 ‘맘클래스‘를 운영하고 있어요. 이 외에도 책 육아 관련 상담과 조언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강연을 할 계획인데요, ‘그림책을 통한 아이 감정 읽기’, ‘아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그림책 소개‘, ‘그림책을 통한 육아 스트레스 해소’, ‘엄마의 꿈 찾기‘ 등 여러 강의를 할 예정입니다. 이 밖에도 제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다가가고 싶습니다.
"책 육아를 고민하는 엄마들을 위한 따뜻한 지침서"
신간 「우리 아이 생각 근육을 키워주는 그림책 소통육아」
▲ 우리 아이 생각 근육을 키워주는 그림책 소통육아 = 배정아 지음.
요즘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각종 SNS를 볼 때면 수많은 교육 콘텐츠에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다. 많은 엄마들이 마치 지금 이 시기에 이것을 배우지 않으면 우리 아이만 발달이 뒤처질 것 같은 불안감마저 느끼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교육 정보의 홍수 속에서 엄마가 스스로 흔들리지 않는 교육 철학과 신념을 가져야 한다. 과열된 교육 분위기 속에서 기본으로 돌아가 오롯이 아이의 성장과 변화에 집중하는 것이 어떨까.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바로 '독서'가 있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엄마들에게 책 육아는 결코 만만치 않은 과정이다. 하지만 잠자리 독서부터 시작해보면서 아이와 함께 추억을 만들며 성장해보자. 이 책에는 교사 맘인 저자가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아이와 매일 책을 읽으며 겪었던 시행착오와 그로 인한 엄마의 깨달음을 담았다. 또 독서에서 '아이의 마음'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려 했던 엄마의 다양한 시도와 노하우가 기록되어 있다. 엄마가 아닌, '아이'가 중심이 되는 독서 교육이 담겨 있어 우리 아이가 '책을 좋아하고 독서를 즐기는 아이'로 자라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i. 282쪽. 1만6천원.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