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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하는데 남편 탓만...대법 "이혼 청구 허용"

입력 2022-07-13 10:06:27 수정 2022-07-13 10: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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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가 이혼을 거부하면서도 관계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유책 배우자여도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이혼소송에서 패소한 적 있는 유책배우자가 다시 이혼을 청구한 사건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뒤집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아내 B씨와의 갈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집을 나간 뒤 B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냈다.

법원은 이에 대해 "혼인 관계 파탄의 책임이 A씨에게 더 있다"는 이유를 들어 청구를 기각했다

두 사람은 별거를 시작했고, 이이는 엄마인 B씨가 키웠다. A씨는 아이가 보고싶을 때마다 연락을 시도했지만 B씨는 "관계 개선이 먼저"라며 아이를 보여주지 않았다.

A씨는 결국 이혼을 다시 청구했다. 1심과 2심은 A씨가 가정으로 돌아가려 노력하지 않았고, B씨는 이혼 의사가 없다며 청구를 또 기각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이 B씨에게 혼인 관계를 지속할 의사가 있는지 객관적으로 살펴보지 않았따면서 사건을 파기했다. '혼인계속의사'를 인정하려면 혼인 유지에 협조할 의사가 있는지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대법원은 "피고는 혼인계속의사를 밝히고 있으나, 원고가 먼저 가출했다는 이유만으로 원고를 비난하며 집으로 돌아오라는 요구만 반복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다만 '이혼 거부'가 자신과 미성년 자녀의 생활 보장 등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볼 여지가 있을 때는 혼인계속의사가 없다고 섣불리 단정해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 판결은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예외적으로 허용할 때의 판단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상대 배우자의 혼인계속의사' 판단기준과 방법을 처음으로 구체화했다"고 말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입력 2022-07-13 10:06:27 수정 2022-07-13 10: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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