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가구의 절반가량이 아이를 낳고 키우는 과정에서 경력단절을 겪은 적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일 국책연구기관인 육아정책연구소의 '2021년 전국보육실태조사-가구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50.3% 가구가 부모 중 1명 이상이 자녀 출산과 양육을 위해 직장을 그만둔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만 0∼6세 미만 아이가 있는 전국의 2천500가구를 대상으로 자녀 양육실태를 조사한 결과다.
직장을 그만둔 경우를 성별로 살펴보면 여성이 48.8%였지만, 남성은 0.8%에 그쳤다. 남녀 두 사람 모두 그만둔 적이 있는 경우는 0.7%였다.
여성이 출산과 양육으로 경력단절을 경험한 비율은 2009년 24.6%, 2012년 25.2%, 2015년 32.3%, 2018년 40.3% 등으로 조사 때마다 높아졌다.
출산·양육으로 경력이 끊긴 적이 있는 여성(1천213명)에게 그 주된 이유를 물어보니, '직장에서 일하는 것보다 육아를 전담하는 것이 가치가 크다고 생각해서'(37.4%)를 가장 많이 꼽았다.
'아이를 믿고 맡길 곳이 마땅치 않아서' 직장을 그만둔 경우도 29.5%로 두 번째로 많았다.
하지만 '믿고 맡길 곳 부재'로 경력단절을 경험했다는 여성 비율이 2012년 48.7%, 2015년 43%, 2018년 32.8% 등으로 조사할 때마다 낮아져 약 20년 전인 2012년 조사와 비교해 19.2%포인트 줄어들었다.
그다음 이유로 '육아로 인해 업무에 지장이 있어서' 10.2%, '소득보다 아이를 외부에 맡기는 비용이 많이 들어서' 7.4%, '일이 육아에 지장을 주어서' 5.9%, '직장에서 육아 지원 서비스가 부재해서' 3.9%, 기타 3.8%, '여러 자녀를 돌보기가 힘들어서' 1.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자녀 양육으로 인해 일을 그만둔 시기를 보면 '임신을 했을 때'가 55.5%로 가장 많았고, 24.5%는 '출산 또는 출산휴가 직후'라고 답했다. 80%가 임신하고 있을 때나 출산과 더불어 직장을 그만둔 것이다.
육아휴직을 한 적이 있는 경우는 여성은 32.6%였고, 남성은 2.1%에 그쳤다.
특이하게 남녀 두 사람 모두 육아휴직을 한 적이 있는 경우는 2.4%로 남성만 육아휴직을 한 경우보다 조금 높았다.
63%는 남성과 여성 모두 육아휴직을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진경 키즈맘 기자 ljk-8090@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