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나쁜 말을 들었다는 이유로 앙심을 품고 옛 직장 동료의 1살 딸에게 순간접착제를 뿌린 3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 1심보다 2배 많은 형량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항소3부(한대균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와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A(33·여)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또 A씨에게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10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을 인정하면서 반성하는 태도들 보였다"며 "(과거에)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계획적으로 생후 4개월에 불과한 아동의 양쪽 눈에 순간접착제를 뿌렸고 이후 재차 피해 아동의 양 콧구멍에도 같은 방식으로 범행해 죄책이 무겁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첫 범행 후 피해 아동의 부모와 함께 병원에 가는 등 범행을 은폐했다"며 "2차 범행을 저지르다가 발각됐는데도 오히려 피해 아동의 부모를 명예훼손으로 경찰에 신고하는 등 범행 이후의 정황도 매우 좋지 못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9월 4일 오후 2시 55분께 인천시 남동구에 있는 옛 직장 동료 B씨 집에서 생후 4개월 된 B씨의 딸 C양 눈에 순간접착제를 뿌려 다치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C양은 순간접착제가 빠르게 굳어 눈을 제대로 뜨지 못했고, 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접착제가 묻은 속눈썹을 제거하는 치료를 약 한 달 간 받았다.
A씨는 첫 번째 범행이 발각되지 않자 "C양이 보고 싶다"며 B씨에게 연락해 같은 달 30일 B씨 집에 찾아가 이번에는 C양의 코 안에 순간접착제를 또 뿌린 것으로 확인됐다.
두 차례 범행 모두 B씨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이뤄졌다.
다행히 C양은 각막이나 시력이 손상되지 않았고 호흡기 장애도 발생하지 않았지만, 사건 이후 한동안 낯선 사람을 보면 울음을 터뜨리거나 섭식 장애를 겪었다.
A씨는 애초 혐의를 전면 부인하다가 "예전에 B씨로부터 '술을 (그렇게) 자주 마시는데 나중에 태어날 아이가 무엇을 보고 배우겠느냐'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 감정이 좋지 않았다"고 뒤늦게 실토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