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춘천에서 운영 중인 레고랜드가 내년 1월부터 3개월 간 임시 휴장에 들어간다. 자금 시장 논란이 불거진 시점에서 이같은 소식이 들려오자 춘천 지역사회는 허탈해하는 분위기다.
레고랜드는 '국내 첫 글로벌 테마파크'라는 수식어를 달고 올해 5월 5일 성황리에 문을 열었다.
하지만 레고랜드는 그동안 잦은 멈춤사고, 비싼 주차장 이용료, 문화재 보존 문제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최근에는 국내 자금시장 경색으로 인해 운영에 차질이 생긴 게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졌다.
레고랜드는 개장 당시 연간 200만 명이 방문해 생산 유발효과가 연간 5천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기대를 한몸에 받는 춘천 지역사회의 '히든카드'였다. 하지만 저조한 방문객 수와 연이은 이용 불편, 안전 시설 문제 등이 발생하면서 기대만큼 실망도 크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최근까지도 레고랜드를 방문했던 사람들의 부정적인 후기는 지속적으로 올라왔다.
사진 = 네이버 맘카페에 올라온 회원 후기
레고랜드의 고질적인 문제는 비싼 이용료와 인파였다.
개장 초 레고랜드는 주차비를 일일 요금제로 책정해 하루에 1만8000원을 받았다. 무료 주차 1시간이 지나면 무조건 1만8000원을 내야하는 것이었다.
에버랜드, 롯데월드 등 국내 다른 테마파크에 비해 주차비가 너무 비싸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레고랜드 측은 결국 7월 1일 입장을 바꿔 주차비를 시간제로 변경하고 하루 최대요금을 1만2000원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주말 기준 성인 6만원, 어린이 5만원이라는 비싼 요금에 더해 주차비까지 1만2000원을 내야하는 방문객들은 여전히 볼맨 목소리를 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이를 데리고 레고랜드에 갔던 엄마가 "시설이나 어트랙션에 비해 입장료가 너무 비싸다"고 지적하며 "1만2천원 주차비를 또 내야한다"고 불만을 표했다.
여기에 주말이나 공휴일이면 인파가 몰려 이용하기 불편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한 엄마는 주말에 방문한 레고랜드의 입장 행렬을 찍어 올리며 "주말엔 인파가 장난이 아니다. 점심 먹을 때엔 돈까스 먹겠다고 한시간씩 기다렸다"고 설명했다.
개장 이래 최고의 인파를 자랑했다는 10월 2일 방문했던 한 엄마는 "어트랙션은 예약제 없이 줄을 서서 타야하는데, 일행이 맡아주는 것도 원칙적으로 안된다. 2시간씩 기다려야 하는데 아빠가 기다리고 아이들은 다른 것을 타고 오는 것도 안된다고 제지를 당했다"며 불편을 토로했다.
댓글에는 '제 주변지인들도 (레고랜드에) 볼거리는 많지만 다신 못가겠다고 했다. 갈거면 평일에 가라고 하더라', '사진 한 장으로 말해주네요. 최대 인파.."라며 공감을 나타냈다.
또 레고랜드는 어린 자녀와 레고랜드를 찾은 관람객들을 상대로 과도한 소지품 검사를 하고 외부음식을 제한하는 등 과한 규정을 적용해 불만을 사기도 했다. 이에 레고랜드 측은 9월부터 음식 반입을 허용하는 등 규정을 완화했다.
휴장 조치에 대해 레고랜드는 "동절기 시절 유지관리를 위한 것"이라며 금융시장 상황과 무관한 결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3개월 휴장이라는 갑작스런 소식을 들은 연간회원권 구매자들의 항의와 이들에 대한 환불 및 보상 관련 문제는 여전히 레고랜드의 숙제로 남아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