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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이 된 기분"...'레고랜드' 계약 직원 사연은

입력 2022-11-15 15:47:01 수정 2022-11-15 16: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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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레고랜드 홈페이지 메인 캡쳐



갑작스러운 임시 휴장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레고랜드가 계약직 직원을 홀대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얼마 전 강원 춘천시에 위치한 레고랜드가 동절기 놀이기구 관리와 유지·보수 등을 이유로 내년 1월부터 3월까지 휴장을 결정하면서 덩달아 일을 못하게 된 일부 직원들은 막막함을 토로하고 있다.

계약이 끝나도 추가 계약 연장이 가능하다는 얘길 믿고 있다가 갑자기 일자리를 다시 구해야 할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레고랜드에서 어트랙션 운영 업무를 해온 20대 A씨는 "입사할 때부터 휴장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다"며 "휴장 소식도 회사를 통해 들은 게 아니라 언론 기사를 통해 처음 접했다"고 당혹스러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직원들에게 공지를 미리 해줬다면 새로운 계획이나 대책을 세울 수 있었을 것"이라며 "직원들 사이에서 회사 운영에 대한 뜬소문도 많아서 여기서 오는 불안감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직원 B씨는 "레고랜드에서 함께 계약직으로 일하는 동료는 자신이 꼭 부속품이 된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필요할 때만 쓰고 버리는 것 같다고요. 휴장하니까 일단 나가기는 하는데 일자리를 다시 구해야 하니 막막하다고..."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시민단체들도 "휴장 결정 속에 노동자의 삶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며 "레고랜드의 채용 인원 절대다수가 초단기 계약직 비정규 노동자임에도 고용불안 심화와 관련된 대책이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여기에 갑작스러운 조기퇴근 권유 등 임금을 덜 지급하기 위한 이른바 '꺾기'를 한다는 논란까지 직원들 사이에 번지면서 불만 섞인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최근 레고랜드에서 퇴사했다는 B씨는 "정상적으로 테마파크를 운영하는 날에도 비가 오거나 날씨가 좋지 않으면 손님들이 일찍 귀가하는데, 이럴 때 4시간 일할 직원들에게 2시간만 일하고 가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으려고 일부러 그러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돌았다"고 털어놨다.

현재 레고랜드는 정규직 직원뿐만 아니라 5개월, 1년 단위로 계약서를 쓰는 계약직 직원들, 시즌 이벤트 등 특정 행사를 위해 모집하는 단기 계약직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레고랜드는 휴장으로 인해 계약 연장이 어려워진 직원들을 대상으로 재개장 이후 예정된 채용 과정에서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레고랜드 관계자는 "휴장으로 인해 본의 아니게 일을 못 하게 된 분들께는 재입사 면접 시 가점을 주거나 추가 수당 등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기존에 근무하던 계약직 직원들도 휴장 기간 다른 업무에 투입하는 등의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주휴수당을 고의로 지급하지 않기 위해 근무 시간을 줄인다는 소문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레고랜드는 15일부터 오는 12월 셋째 주까지 화·수·목요일 주중 3일간 내부 보수 및 크리스마스 이벤트 준비 등을 위해 입장객을 받지 않고 휴장에 들어갔다.

이어 내년 1월부터 3월 23일까지 라이드, 어트랙션 등 놀이기구의 관리와 유지 보수를 목적으로 테마파크를 전면 휴장한다.

레고랜드 측은 "놀이기구 특성상 안전 문제 탓에 너무 낮은 온도에서는 운행하지 못하게 되어 있어 휴장을 결정한 것"이라며 "세계 레고랜드 테마파크 10곳 중 우리나라와 겨울철 기후가 비슷한 영국, 독일, 덴마크, 미국 뉴욕도 동절기에는 운영하지 않기 때문에 강원도에서만 문을 닫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입력 2022-11-15 15:47:01 수정 2022-11-15 16:00:50

#레고랜드 , #직원 , #춘천 , #주휴수당 , #놀이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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