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대설특보가 해제돼 눈이 멈춘 시간에도 광주 북구 임동 한 왕복 9차선 도로에서는 난데 없는 출근길 교통대란이 빚어졌다.
이는 22일부터 사흘 간 내린 40cm의 눈을 제설작업하다 생긴 '눈 장벽' 때문에 벌어진 소동이었다.
성인 남성의 다리보다 높은 눈 장벽은 운전자들의 시야를 방해했고, 도로 갓길과 중앙선에 위치하면서 왕복 9차선 도로는 사실상 왕복 5차선 도로의 기능을 했다.
차량들은 중앙선을 따라 길게 늘어진 눈 장벽 탓에 유턴하지 못했고, 일부 차량들은 눈 장벽을 넘으려다 바퀴가 헛돌자 비상등을 켠 채 서 있는 모습도 보였다.
이 같은 상황은 북구 오치동 한 버스정류장도 마찬가지였다.
왕복 4차선 도로 중 2차로에 눈 장벽이 형성되자 시민들은 차도로 걸어 나와 버스에 승차했다.
또 갓길에 쌓인 눈으로 우회전을 하지 못한 차량은 1차로에서 우회전을 시도하기도 했다.
출근하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던 박모씨(33)는 "눈을 갓길로 치운다고는 하지만 버스정류장 앞에 쌓으면 안되는 것 아니냐"며 "오늘은 눈도 안오는데 또 지각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서모씨(30)는 "제설이라는 것은 눈을 한쪽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치우는 것 아니냐"며 "버젓이 도로에 눈이 쌓여 얼고 있는데 이게 제설을 한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광주시와 지역 5개 자치구는 관련 민원이 접수돼 제설 작업의 다음 단계인 잔설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26일 오전 광주 북구 오치동 한 갓길에 눈이 쌓여 있다. 2022.12.26/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광주시 관계자는 "통행량에 따라 제설한 눈을 쌓아놓는 차선은 달라질 수 있다"며 "민원이 접수된 지역을 중심으로 잔설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왕복 4차선 이상의 도로는 시가, 그 이하 도로는 자치구가 관리하고 있다"며 "다만 유례없는 폭설로 시와 자치구 구분없이 제설, 잔설 작업을 하고 있다.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광주에는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사흘간 눈이 내려 최심적설량 40㎝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939년 기상 관측 이래 역대 세번째로 큰 수치다.
광주시는 눈이 내리는 기간 염화칼슘 88톤과 소금 778톤, 친환경제설제 90톤 등 총 956톤의 제설제를 도로에 살포했다. 제설차 47대와 굴삭기 156대 등을 투입해 제설작업을 진행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