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박스'에 맡겨지는 아기의 수가 매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음지에서 이뤄지는 임신중단이 줄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외부활동이 줄어드는 등 복합적인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5일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베이비박스에 맡겨진 아이는 총 106명으로, 4년 전인 2018년 217명에 비하면 절반 이하 수준이다.
베이비박스란 부모의 피치 못할 사정, 아기의 장애 등 사유로 인해 유기 위험에 처한 아기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만들어진 장소다.
서울시 내에서 운영되는 베이비박스는 서울 관악구 1개소로, 지난 2009년 12월부터 현재까지 재단법인 주사랑공동체에서 운영 중이다.
베이비박스에 맡겨진 위기영아는 설치 초기인 2010년 4명에서 2011년 35명, 2012년 79명, 2013년 252명으로 해마다 급증했다.
이후 2014년 253명, 2015년 242명, 2016년 223명, 2017년 210명, 2018년 217명으로 증감의 차이는 있었지만 200명대를 유지해 왔다.
그랬던 것이 2019년 170명, 2020년 137명, 2021년 113명, 2022년 106명으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지난해 베이비박스에 보호된 아기 106명 중 32명(30.2%)이 원가정으로 돌아갔는데, 이는 전년도 19명(16.8%)에 비해 13명 늘어난 수치다. 입양된 아기는 9명, 시설에서 보호하게 된 아기는 65명이다.
사전 위기상담을 통해 부모에게 양육을 권고하고, 양육 지원 노력을 지속해 온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주사랑공동체 측 분석이다.
주사랑공동체에 따르면 베이비박스 보호 전 상담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5년 68.6%에서 2016년 89.2%로 뛰었고 2017년에는 92.4%로 90%대를 넘어섰다.
이어 2018년 93.5%, 2019년 91.8%를 기록한 데 이어 관련 상담전화 번호가 개설된 2020년에는 97.8%, 2021년에는 94.7%, 2022년에는 97.2%로 높아졌다.
양승원 사무국장은 "출생신고를 할 수 있고 지원만 받으면 아기를 부모가 키울 수 있는 경우도 존재한다"며 "출생신고의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