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를 쳐내고 기둥만 남긴 이른바 '닭발 가로수'를 막기 위한 지침이 마련됐다.
환경부와 국립생물자원관은 생물다양성을 높이고 도시그늘을 확보하기 위한 '도시 내 녹지관리 개선방안'을 마련했다고 31일 밝혔다.
개선방안에 제기된 대원칙은 생물다양성을 늘리기 위한 '10-20-30 원칙'이다.
10-20-30 원칙은 도시 숲을 가꿀 때 단일종은 10% 이하, 동일 속은 20% 이하, 같은 과는 30% 이하로 유지되도록 관리해 수종을 다양화 하자는 것이다.
나무를 심을 땐 자생종과 꿀이 많은 '밀원식물', 새와 곤충의 먹이로 쓰이는 '식이식물'을 우선으로 고려할 것을 제안했다. 단 플라타너스와 은행나무처럼 자생종이 아니더라도 널리 분포하는 수종은 그대로 유지할 것을 권했다.
또 도시그늘 확보를 위해 도심 속 건물에서도 잘 관리된 나무가 3그루 이상 보이도록, 나무 그늘이 도시 면적의 30% 이상을 차지하도록, 300m만 가면 공공 녹지공간을 볼 수 있도록 '3-30-300 규칙'을 지키자는 내용이 개선방안에 소개됐다.
개선방안에는 가지치지 기준과 수목 건강 증진을 위한 방안도 담겼다.
거리를 걷다 보면 나뭇잎과 가지를 모두 잃고 앙상한 기둥만 드러낸 닭발 가로수를 볼 수 있다. 앞으론 이런 일이 없도록 나뭇잎이 달린 수목 부분을 75% 이상 유지해야 한다.
마구잡이 가지치기는 가로수가 간판을 가리거나 그늘을 만든다는 개인 민원이 있을 때, 비용을 아끼려고 할 때 이뤄지곤 한다. 그러나 닭발 가로수를 만들면 가로수의 대기오염 정화기능이 훼손되고 잎마름병에 취약해진다는 게 환경부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나뭇잎의 25% 이상을 쳐내면 에너지 생산능력이 떨어져 수명이 단축된다고도 지적한다.
개선방안은 수목 건강을 위해 식재 구덩이를 2m 이상 파고, 뿌리를 다치게 하지 않도록 굴착과 트렌칭 공법 등을 제한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도시 녹지관리 책임이 국토교통부와 산림청, 지방자치단체 등에 나뉘어 있다면서 "(이번 개선방안에) 강제성이 있다기보다는 환경부 차원에서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협조 요청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도시 내 녹지는 도시생태축 연결, 생물서식처, 도심열섬 완화, 탄소흡수, 대기오염 정화 등 다양한 생태계서비스를 제공한다"라며 "도시생태계 건강성 향상을 위해 관련 부처 모두의 협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