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취약계층 아동들에게 쓰여야 할 보조금과 후원금 수천만원을 5년여간 빼돌린 혐의로 1심에서 법정 구속된 지역아동센터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춘천지법 형사1부(심현근 부장판사)는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업무상 횡령,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61)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원주의 한 지역아동센터 운영자로, 2015년 12월부터 2020년 9월까지 딸(26)과 공모해 간접 보조금을 부정한 방법으로 받아내거나 지방보조금과 지정후원금을 보관 중 횡령하는 등 7천700여만원을 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딸 B씨가 센터의 초등부 학습지도 및 강사로 일한 것처럼 허위로 꾸미고 센터 운영비와 급식비 등으로 사용돼야 할 보조금을 개인 생활비와 채무 변제 등에 썼다.
지정 후원금 역시 아동 학습 지원 활동 목적으로 사용해야 함에도 허위로 수학 강사를 채용해 강사비를 주고, 이를 다시 딸 B씨의 은행 계좌에 돌려받는 수법으로 횡령했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마땅히 이익을 누렸어야 할 아동들을 열악한 환경에 처하게 했다"며 A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하고, 그의 딸에게는 400만원의 벌금형을 내렸다.
A씨와 검찰의 '양형 부당' 주장을 살핀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에서 상당 금액을 공탁한 데 이어 당심에서 나머지 보조금과 후원금 전액을 형사 공탁한 점과 범행을 인정하는 점,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