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사실상 가족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국내 1인당 연간 반려동물과 관련한 카드 지출액이 35만여원에 달하는 등 '펫이코노미'(pet+economy)가 급속히 부상하고 있다.
17일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자사 고객의 동물병원, 애견 호텔, 애견 카페, 애견 미용 가맹점 등에서 결제한 1인당 연평균 이용액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는 35만3천원으로 2019년의 26만2천원에 비해 9만1천원 증가했다.
2020년에는 28만3천원, 2021년에는 31만3천원으로 집계돼 반려동물 시장에 대한 1인당 연평균 카드 지출액이 매년 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4인 가구를 기준으로 1마리 정도의 개 또는 고양이를 키운다고 보면 1년 동안 반려동물에 지출하는 카드 금액은 평균 141만여원인 셈이다.
반려동물 시장과 관련된 카드 이용 건수도 2019년에 비해 지난해 21%나 급증했다.
이번 분석결과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반려동물에 돈을 아낌없이 지출한 사람이 늘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반려동물과 관련해 카드 지출한 고객 중 연평균 30만원 이상 지출한 고객의 비중이 전체의 28%로 전년의 25%보다 3%포인트(p) 증가했다. 2019년에는 22%, 2020년에는 23%였다.
지난 2월 말 기준 반려동물과 관련해 카드 지출하는 고객의 성별은 여성이 62%로 남성(38%)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반려동물과 관련해 카드 지출하는 고객 가운데 미혼이 전체의 34.2%였고 신혼은 4.4%에 그쳤다. 청소년 자녀와 성인 자녀 있는 고객도 전체의 각각 30.4%와 18.2%에 달했다.
이는 미혼이거나 결혼을 늦게 하는 여성들이 늘면서 혼자 개나 고양이를 키우거나 자녀들의 요청으로 부모가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추세 등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반려동물 열풍에 펫 관련 점포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반려동물과 관련한 신규 가맹점 수는 지난해에 2019년보다 48%나 증가했다. 특히 애견 호텔과 애견 교육 관련 가맹점은 각각 211%, 275%, 애견 목욕과 애견 카페는 각각 144%, 50% 급증했다.
농림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4명 중 1명(25.4%)은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기른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최근에는 반려동물이 가족이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반려동물을 위해서라면 큰 지출도 아끼지 않는 펫팸족(pet+family)이 등장했다"면서 "인터넷을 통해 다른 사람이 키우는 반려동물을 보는 랜선 집사가 나타나는 등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반려동물 시장에서 전통적인 역할을 해온 동물병원보다는 펫 호텔, 펫 미용 등 전문 분야만 취급하는 가맹점이 많이 생겨났다"면서 "이는 반려동물 시장이 커지면서 전문 분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입력 2023-04-17 10:38:09
수정 2023-04-17 10:3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