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테크(재산관리)로 재산이 불어난 여성이 남편과 시가로부터 재산을 빼돌린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18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결혼 후 20년 간 부부 사이에 큰 문제가 없었지만 최근 재산이 불어나면서 생긴 문제로 남편이 이혼을 청구했다는 A씨의 사연이 나왔다.
A씨의 남편이 어느 날 시부모로부터 거액의 부동산과 현금을 상속받게 된 것이 문제의 시작이었다. A씨는 평소 재테크에 관심이 많아 남편이 상속받은 현금으로 부동산과 주식에 투자해 재산을 증식시켰다.
금전적 여유가 생긴 A씨는 아이들을 해외로 유학 보내고 싶어 했지만 남편은 반대했다. 그러면서 그때부터 남편은 A씨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남편은 "나 모르게 내 돈 빼돌린 거 아니냐"며 화를 냈고, 심지어 시댁 시구들은 A씨의 행적이 수상하다며 미행을 붙이기까지 했다.
이에 화가 난 A씨가 아이들을 데리고 무작정 유학을 떠나자, 남편은 A씨를 미성년자 약취유인죄로 형사고발한 동시에 이혼청구와 재산분할청구까지 신청했다.
A씨는 "남편은 상속받은 거액의 부동산은 본인의 특유재산이라며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없다고 주장하는데 그게 정말이냐. 그리고 아이 엄마인 제가 아이들을 데리고 유학을 간 건데, 그게 처벌받을 일이냐"고 물었다.
사연을 들은 최영비 변호사는 먼저 남편이 주장하는 미성년자 약취유인죄와 관련해 "비록 A씨가 남편의 동의 없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자녀가 외국 유학을 가는 것에 동의했고, 또 어떤 사실상의 힘을 행사한 것이 아니라면 형법상 처벌은 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경찰 조사를 받게 된다면 '내가 사실상 힘을 행사하지 않았고, 자녀도 유학을 가는 것에 동의했다'는 사정을 잘 소명하셔야 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A씨가 형사처벌은 면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남편에게 상의도 없이 아이들을 데리고 유학을 가버린 부분은 이혼 소송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A씨의 행동에 대해 법원은 혼인 파탄의 주된 유책 사유를 A씨에게 있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법원은 A씨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릴 것을 보인다고 최 변호사는 설명했다.
'상속받은 거액의 부동산과 현금은 특유재산이라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남편의 말은 사실인지에 대해 최 변호사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해당 재산이 남편의 명의로 돼 있을지라도 A씨 부부의 경우에는 재산의 보유 기간이 장기간이며, 또 정상적인 혼인관계가 유지된 상태에서 상당 기간이 경과했다. 아울러 재산의 유지에 부부 공동의 유무형의 노력이 투입된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므로, 해당 재산은 분할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최 변호사는 설명했다.
다만 그 재산이 남편의 특유재산이라는 사정은 기여도에 반영될 수 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