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Life & Culture

랍스터 잡이 인생 95년, '랍스터 레이디' 화제

입력 2023-06-22 18:27:10 수정 2023-06-22 18:27:10
  • 프린트
  • 글자 확대
  • 글자 축소


미국 메인주 록랜드시 해안에서 95년째 랍스터 잡이를 하는 '할머니 어부'가 알려져 화제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달 6일 103세 생일을 맞이한 버지니아 올리버 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올리버 할머니는 대공황 한 해 전인 1928년부터 랍스터를 잡아왔다. 록랜드 인근에서 이미 할머니는 유명 인사다.

2021년에는 한 방송사에서 '랍스터 레이디와의 대화'라는 다큐를 제작했고 할머니의 이야기를 그린 동화책도 출간됐다.

올리버 씨는 그래서 그런지 요즘 자신을 알아보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고 했다.

그는 "내가 어디 가기만 하면 사람들이 나를 붙들고 TV에서 봤다는 둥 말을 건다"고 했다.

친구들은 올리버를 '기니'라는 애칭으로 부르지만,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랍스터 레이디'로 불린다.

올리버 씨는 "평생 이 일을 해 왔다"며 "한 번도 아픈 적이 없었다"고 노익장을 과시했다.

8살 때 처음으로 어부인 아버지가 모는 배를 타고 바다에서 랍스터룰 잡을 때만 해도 여자 어부는 별로 없었다.

결혼한 뒤에는 남편과 함께 61년을 일했다.

남편은 늘 "아내가 대장"이라고 말했고 아내 이름을 따 30피트(약 9.14m)짜리 배 이름을 '버지니아호'라고 붙였다.

2006년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17년째 아들과 함께 배를 운행하고 있다.

아들의 나이는 올해 80세다.

올리버 씨는 "아들과 함께 있어 행복하다"며 랍스터 철에는 매주 3일 배를 탄다고 했다.

메인주의 랍스터 철은 보통 6월에서 9월까지다. 최근 랍스터 포획 허가증을 갱신한 그는 조만간 다시 바다로 나갈 계획이다.

한 세기 가까이 메인주 어촌을 지킨 '랍스터 레이디'는 살아 있는 역사이기도 하다.

올리버 씨는 "남편과 함께 일할 때는 지금보다 랍스터가 많았다"고 말했다.

기후변화와 해수 온도 상승으로 갑각류가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메인주 일대 해안의 랍스터 개체 수가 감소한 탓이다.

메인주는 미국 최대의 랍스터 산지로, 그녀의 자녀 4명 중 3명은 물론 이곳 주민 대부분이 랍스터 관련 업종에서 일한다.

WP는 올리버 씨가 미국 메인주는 물론 전 세계를 통틀어 최고령 랍스터 사냥꾼일 것이라고 소개했다.

올리버는 거친 바다에서 배를 몰 땐 다부진 어부지만 자녀와 손주들을 대할 때는 자상한 할머니가 된다.

지금도 매주 토요일 자녀들이 집에 와 함께 저녁을 먹을 때면 손수 쿠키와 피자, 도넛, 브라우니를 굽는다고 한다.

자유자재로 배를 몰고 다니는 것을 즐기는 그는 "나는 독립적 인간"이라고 말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입력 2023-06-22 18:27:10 수정 2023-06-22 18:27:10

#랍스터 , #미국 , #인터뷰 , #다큐멘터리

  • 페이스북
  • 엑스
  • 카카오스토리
  • URL
© 키즈맘,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