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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정 운영사 "죽어도 책임 안져"...승객 서명 받았다

입력 2023-06-22 18:49:12 수정 2023-06-22 18:5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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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양에서 자취를 감춘 타이태닉호 관광용 잠수정 운영사가 승객들을 상대로 '사망 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면책 서류에 서명하게 한 사실이 확인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유명 애니메이션 '심슨가족'의 작가이자 제작자인 마이크 리스(63)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지난해 7월 잠수정 '타이탄'에 올라 타이태닉호를 관광하고 돌아온 리스는 "서명한 면책서류의 첫 장에만 '사망'이라는 단어가 세 번 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WSJ이 CBS 방송 기자 데이비드 포그에게 확인한 면책서류에는 "잠수정 탑승 시 신체적 부상이나 장애, 정신적 트라우마, 사망도 발생할 수 있다"라는 문구가 포함됐다.

특히 포그가 서명한 면책서류에는 "이 잠수정은 시제품으로서 어떠한 공인기관으로부터 승인받거나, 검사를 통과하지 않았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포그 기자는 "면책서류에는 여덟 가지 방식으로 사망이나 전신 불구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고 소개했다.

면책서류에 극단적인 내용이 있었음에도 포그 기자가 서명을 한 것은 오션게이트의 안전성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포그 기자는 "지난해 탑승 시점까지 오션게이트 잠수정 탑승객 중에선 사망은 물론이고 단 한 명의 부상자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잠수정의 안전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전문가들뿐 아니라 오션게이트 내부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오션게이트에 탑승자 보호를 위해 전문 기관의 감독하에 시제품을 테스트하라고 권고했지만, 오션게이트는 이 말을 듣지 않았다.

WSJ에 따르면 오션게이트는 전문가들의 권고를 무시하고, 책임 회피를 위해 잠수정이 검사를 받지 않았다는 사실을 면책서류에 적시한 채 탑승객들의 서명을 받은 셈이다.

한편 심슨가족의 작가인 리스는 잠수함에 타기 전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연필과 노트를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리스는 "(사고가 발생할 경우) 심해에서 농담을 써서 세상에 선물로 남기겠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다만 그가 떠났던 타이태닉호 잔해 관광에서는 큰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

리스는 "잠수정 안은 의자가 없는 미니밴 크기였지만, 폐쇄된 느낌은 들지 않았다"며 "아주 편안하고 소박했다"고 말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입력 2023-06-22 18:49:12 수정 2023-06-22 18:55:23

#잠수정 , #대서양 , #타이타닉호 , #서명 , #운영사 , #타이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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