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증상을 완화하는 데 효과가 있는 뇌 자극 장치가 개발됐다.
ADHD는 주의력이 부족하고 산만하며 행동이 지나치게 활발하고 충동 조절과 행동 통제가 어려운 일종의 정신 장애로, 소아 또는 청소년에게 흔히 발생한다.
미국의 테크 이노스피어 엔지니어링(Tech Innosphere Engineering)이 개발한 이 장치는 '경두개 무작위 소음 자극'(TRNS·transcranial random noise stimulation)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머리 두 곳에 부착한 전극을 통해 통증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미약한 전류를 흘려보낸다.
영국 서리(Surrey) 대학의 로이 카도시 심리학 교수 연구팀은 이 장치가 ADHD 증상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9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치료제를 복용하지 않고 있는 ADHD 아이들 23명(6~12세)을 대상으로 이 장치를 10일 동안 실험했다.
연구팀은 이 아이들에게 주의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인지 훈련 비디오 게임을 하게 하면서 이 중 절반에겐 이 뇌 자극 장치를 통해 전류를 흘려보내고 나머지 절반에겐 전류를 보내지 않았다.
그 결과 전류를 흘려보낸 그룹에서는 55%가 ADHD 표준검사에서 증상이 호전됐다. 부모들도 같은 응답을 했다.
전류를 흘려보내지 않은 그룹 아이들은 17%만이 증세 호전을 보였다.
뇌 전류 자극이 어떻게 ADHD 증상을 진정시키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스펀지 전극으로 뇌를 자극하면 저활동성(underactive) 뇌 부위들을 활성화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ADHD 아이들은 뇌 전두엽의 일부 부위가 정상 아이들보다 활동성이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 결과가 확인된다면 이러한 뇌 전류 자극이 기존의 ADHD 치료법과 병행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부작용은 뇌로 전류가 흐르는 동안 약간 가렵고 따끔거리는 느낌이 드는 정도였다.
이에 대해 ADHD 전문의들은 조심스럽게 낙관적인 견해를 표했다.
뉴욕 대학 의대 아동·사춘기 의학 전문의 프란치스코 카스텔라노스 박사는 매우 흥미롭고 고무적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오하이오 주립대학 의대 정신·행동의학 전문의 유진 아놀드 박사는 기대되는 치료법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 연구 결과는 '중개 정신의학'(Translational Psychiatry) 최신호에 게재됐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입력 2023-08-10 14:32:43
수정 2023-08-10 14:3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