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발병의 전단계인 전당뇨를 치료하려면 체중보다 복부 지방을 감소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당뇨는 공복 혈당이 정상 범위의 상한선인 99mg/dL을 넘고 당뇨병 진단 기준인 126mg/dL에는 못 미치는 경우(100∼125mg/dL)를 말한다. 127mg/dL을 넘으면 당뇨병으로 진단된다.

전당뇨는 심장, 신장, 눈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현재 전당뇨에 처방하도록 승인된 약이 없는 상태다.

당뇨병은 한번 시작되면 벗어나기 어려운 질환인데, 체중을 크게 줄일 경우 당뇨병 증상이 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오래 못 가 대부분 1~2년 안에 다시 나타난다.

그러나 전당뇨는 일찍부터 대책을 실천하면 벗어날 수 있다.

독일 튀빙겐 대학병원 당뇨병 연구 센터(DZD)의 안드레아스 비르켄펠트 박사 연구팀이 전당뇨에 해당하는 1천1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무작위 대조군 설정 임상시험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의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가 3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1년 동안 식단 개선, 신체활동 증가 등 생활 습관 개선을 주문했다.

1년 후 연구팀은 이들 중 체중이 최소 5% 이상 줄어든 298명의 건강 상태를 평가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공복 혈당, 식사 2시간 후 혈당, 당화혈색소 수치 모두 정상으로 돌아왔다. 전당뇨에서 벗어난 것이다. 그러나 나머지는 체중이 빠졌는데도 전당뇨 상태에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 상대적 체중 감소는 성공 그룹과 실패 그룹 사이에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체중이 줄어들면 전당뇨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연구팀의 예측이 빗나갔다.

혈당을 떨어뜨리는 호르몬인 인슐린 분비량은 두 그룹 모두 변함이 없었지만, 성공 그룹은 혈당을 떨어뜨리는 호르몬인 인슐린 민감성이 높아졌다. 이는 중요한 차이였다.

연구팀은 인슐린 민감성에 이처럼 차이가 난 이유를 분석했다.

그 결과 두 그룹은 모두 체중이 비슷하게 줄었지만, 성공 그룹은 복부 지방이 실패 그룹보다 크게 줄었다. 복부 지방은 복강과 장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지방으로 염증 반응을 일으켜 인슐린 민감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성공 그룹은 혈중 염증 단백질 수치가 낮았다.

그러나 놀랍게도 당뇨병 발병의 중요한 위험인자인 지방간 감소는 두 그룹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

성공 그룹은 그로부터 2년 후 당뇨병 발생률이 실패 그룹보다 73% 낮았으며 신장 손상을 보여주는 수치가 떨어지고 혈관 건강도 개선됐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과 전당뇨 치료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줄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전당뇨에서 벗어나려면 공복 혈당은 100mg/dl, 식사 2시간 후 혈당은 140mg/dl, 당화혈색소는 5.7% 이하로 낮추어야 한다.

또한 복부 지방 감소를 위해 허리둘레를 여성은 최소 4cm, 남성은 7cm 줄여야 할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의학 전문지 '랜싯 당뇨병·내분비 내과학' 최신호에 실렸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