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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 인공지능 열풍을 일으킨 챗GPT를 만든 오픈AI가 지난 17일(현지시간)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를 해임하면서 인공지능(AI) 산업 판도가 뒤바뀌고 있다.
업계는 오픈AI의 최대 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올트먼과 오픈AI의 핵심 인력을 영입하는 이른바 '쿠데타'를 통해 기업의 입지를 다졌으며, 챗GPT로 AI 산업에 혁신을 가져온 오픈AI는 이제 존립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20일 MS의 올트먼 영입 발표에 대해 "애널리스트들은 AI의 미래와 별개로 이번 사태의 초기 승리는 MS에 돌아간 것으로 본다"고 보도했다.
업계는 MS가 '챗GPT의 아버지'로 불리는 올트먼을 영입하면서 그를 따르는 수많은 직원까지 확보해 오픈AI의 지적 재산과 기술 인력을 동시에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픈AI에서는 올트먼 복귀와 이사회 사임을 요구하는 연판장에 서명한 직원이 7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올트먼이 MS로 향할 경우 그를 따를 직원이 수백 명에 달할 전망이다.
프레드 헤브마이어 맥쿼리 수석 애널리스트는 "MS의 사티아 나델라 CEO가 직접 쿠데타를 일으켰다"고 논평했다.
그러면서 "MS는 오픈AI 인력을 받아들임으로써 오픈AI의 가장 발전된 지적 재산 일부를 얻을 뿐만 아니라 오픈AI의 핵심 경쟁력으로서 야심 차고 경험이 풍부한 기술 인재를 효과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MS가 기업 인수 대신 인력 영입이라는 형식을 통해 독점금지 규제를 회피하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반면 오픈AI는 최대 패자가 됐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오픈AI는 세계 AI 시장을 선도할 챗GPT와 최고의 인재들이 있는 업게 최고의 유망 기업이었지만, 올트먼과 그레그 브록먼 등 회사를 이끌던 수장들이 사라진 뒤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는 등 대혼돈 상태가 됐다고 NYT는 전했다.
신임 경영진은 AI 개발 속도를 늦추겠다는 뜻을 밝혔고, MS에서는 올트먼이 새로 이끌 '미니 오픈 AI'가 생길 예정이지만 여전히 오픈AI는 AI 개발을 위한 컴퓨팅 역량에서 MS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야 한다.
새라 크렙스 미국 코넬대 기술정책연구소장은 "오픈AI는 기술 분야 최대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조직으로 절대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며 "과거 자신의 그림자로 끝나게 될 듯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픈AI 투자자들도 불투명해진 회사의 미래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이번 사건은 AI를 둘러싼 철학적 갈등 때문에 빚어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올트먼 해임을 주도한 일리야 수츠케버 수석 과학자는 AI에 의한 인류 파멸 우려를 제기하는 '효과적 이타주의자' 그룹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수츠케버에 동조한 이사회 멤버 2명인 타샤 맥컬리와 헬렌 토너 역시 이 그룹과 연관된 것으로 전해졌다.
'효과적 이타주의자' 등 AI 파멸론자들은 AI 산업에 대한 영향력을 꾸준히 확대한 끝에 세계 최고 AI 기업의 CEO를 퇴출시켰다는 것이다.
NYT는 "오픈AI가 이번 올트먼 해임으로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더라도 이사회는 자신들의 관점에서 성공한 것"이라며 "그들은 올트먼이 잠재적으로 유해한 AI 시스템 구축을 위해 너무 빨리 움직인다고 걱정했고 그를 멈춰 세웠다. 그 결정이 회사를 희생시키더라도 그들에게 이는 대의를 위한 승리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사태로 MS의 입지가 확고해진 것은 분명하지만 당장 AI 산업 전반의 재편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구글, 앤쓰로픽, 메타 등 경쟁 기업들이 이번 사태로 오픈AI 인력을 일부 흡수하거나, MS가 회사를 재편하고 정비하는 기간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