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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 공부하고 싶다던 10대 여중생,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 살리고 떠나

입력 2023-11-27 11:48:19 수정 2023-11-27 11:4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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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갑자기 두통을 호소하며 쓰러진 후 뇌사 상태에 빠진 10대 소녀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해 5월 뇌사 상태였던 故 이예원양이 분당차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을 5명에게 기증하고 숨졌다고 27일 밝혔다.

이양은 지난해 4월 집에서 저녁 식사 전 갑자기 두통을 호소하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이양이 병원에 입원해 뇌출혈 수술받고 의료진은 건강이 악화하고 있으며 심장도 멎을 수 있다고 가족에게 알렸다. 가족들은 평소의 예원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했고, 남을 배려하고 돕기를 좋아한 이양이라면 장기를 기증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경기도 평택에서 2녀 중 장녀로 태어난 이양은 밝고 쾌활하고, 누구에게나 먼저 인사하는 예의 바른 아이였다. 초등학교부터 반장을 하고 중학교 3학년 때는 반에서 부회장을 맡았고, 중학교 2학년 첫 시험에서 전교 1등을 할 정도로 똑똑했고 운동 등 다양한 분야에 재주가 많았다.

이양은 어릴 때부터 늘 책 읽는 것을 좋아했고, 별자리를 보고 설명하는 것을 즐기며 천문학을 공부하고 싶어했고, 대학교수를 꿈꿨다.

이양의 어머니는 “이렇게 갑자기 이별할 줄은 생각하지 못했고, 지금도 제가 없는 현실이 믿겨지지 않는다"면서 "처음 품에 안았던 따뜻했던 그 순간을 엄마는 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엄마, 아빠에게 기쁨이었고 행복이었고, 너무 착하고 이쁘게 자라줘서 고맙고 사랑한다"면서 "마지막 순간에 모든 것을 나눠주고 떠났듯 엄마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양의 아버지는 “하늘나라 편지(한국장기조직기증원 홈페이지)에 매일같이 편지로 일상을 전하며 딸을 그리워 하고 있다"면서 "예원이에게 새 생명을 얻은 분들이 건강하게 예원이 몫까지 열심히 살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이양의 학교에서는 중학교 3학년을 미처 마치지 못하고 떠난 이양에게 지난 1월 명예졸업장과 모범상을 수여했다.


김경림 키즈맘 기자 limkim@kizmom.com
입력 2023-11-27 11:48:19 수정 2023-11-27 11:4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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