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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들어간 화장실 칸 훔쳐본 중학생, '학폭' 인정

입력 2024-02-14 17:18:03 수정 2024-02-14 17: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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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화장실 한 칸에서 문을 잠그고 소변보는 친구를 훔쳐본 학생이 학교의 학교폭력 심의 결과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인천지법 행정 1-2부(소병진 부장판사)는 중학생 A군을 학교폭력 대책심의위원회 조치 결정 통보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고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A 학생의 행위가 학교폭력이라고 판단하고 소송 비용도 모두 A군이 부담하라고 명령했다.

지난해 4월, 중학교 1학년이던 A군과 B군은 학교 화장실에서 물을 뿌리고 놀았는데, 이후 B군이 화장실 칸막이에 들어가 문을 잠그자 A군이 옆 칸에 따라 들어가 변기를 밟고 올라가 A군을 몰래 내려다봤다.

B군은 바지를 내리고 소변을 보던 중 기분이 나빠 "선을 넘지 말라"며 A군에게 불쾌함을 드러냈고, 한 달 뒤 학교폭력 대책심의위가 소집됐다.

B군은 심의위에 낸 의견서에서 "당시 A군이 내 성기를 봤다. 사과하라고 했더니 건성건성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A군이 장난을 친 것 같지만 피해가 좀 컸다"며 "다시는 그런 짓을 못 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밝혔다.

학교폭력 심의위는 친구의 소변보는 모습을 몰래 본 행위는 학교폭력 중 하나인 성폭력이라며 A군에게 봉사활동 4시간, 특별교육 4시간을 부과하는 처분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또 B군과 접촉하지 말고, 협박이나 보복행위도 하지 말라는 처분을 함께 내리기로 했다.

하지만 A군은 처분 내용이 위법하다며 지난해 6월 부모를 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군은 "B군이 숨기 장난을 한다고 생각해 옆 칸에 들어가 내려봤다"며 "소변을 보는 것 같아 그냥 (변기에서) 내려왔다"고 주장했다. 또 "고의가 아닌 과실로 친구의 소변 누는 모습을 봤기 때문에 성폭력이 될 수 없다"며 자신에게 내려진 처분이 위법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군은 숨기 장난을 했다고 주장했으나 두 사람의 나이와 지능 등을 고려하면 오인할 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A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A군의 행동이 B군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한 것으로 보고 성폭력에 따른 학교폭력을 인정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입력 2024-02-14 17:18:03 수정 2024-02-14 17:18:03

#화장실 , #학폭 , #학교 , #중학생 , #학교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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