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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과 육아에 힘써 온 15년차 주부가 '지저분하게 살겠다'며 가족에게 엄포를 놓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6일 네이트판에는 15년 넘게 꼼꼼하게 지켜 온 살림 수칙에 지친 주부 A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청소와 빨래, 식사도 접시에 반찬을 하나씩 덜어 차렸다고 밝힌 A씨는 "맘카페에서 사람들이 이불은 일주일에 한 번 빨아야 한다, 수건은 쓰자마자 건조대에 널고 빨 때 삶아야 한다, 벼기는 아침저녁으로 닦아야 한다, 반찬통째 반찬 먹으면 미개하다, 그런 얘기 읽으면서 깨끗하게 살아야 잘 하는 건 줄 알았다"고 적었다.
하지만 이렇게 깔끔한 살림을 위해 유난을 떨자 식구들도 모두 예민해졌다고. A씨는 "(가족이) 이불에서 섬유유연제 냄새가 안 나면 더럽다고 세탁해달래요. 라면 하나를 먹어도 면 덜어 먹는 접시와 국물 덜어 먹는 국그릇이 있어야 먹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A씨는 "우리 애는 초5인데 학교 끝나면 집에 와서 샤워하고 옷을 속옷, 양말까지 다 갈아입고 학원 간다. 운동화 한 달 신으면 더럽다고 새로 사달라 한다"며 "온 가족이 결벽증에 걸린 것 같다. 그걸 다 해준 제가 바보천지다"라며 후회했다.
A씨는 도저히 이렇게 살 수 없어 남편과 아이에게 새 공지를 띄웠다. 내용은 "이제부터 청소는 일주일에 한 번 주말에 남편과 아이가 함, 옷은 여름옷은 하루에 한 벌 겨울옷은 일주일에 두벌만 갈아입고 속옷과 양말은 하루에 하나만 씀, 운동화 최소 6개월 신을 것"등 10가지 규칙이다.
그는 "공지사항 본 남편이랑 아이가 이렇게 더럽게 못 산다고 난리 났다"며 "그러거나 말거나 더 이상 청소하고 빨래하고 설거지하느라 매일 녹초 되는 삶 그만 살고 싶다"고 지친 심정을 표현했다.
또 "살림하느라 지쳐서 월에 돈 백도 못 버는 파트타임 알바하는 것도 싫다. 공부하고 자격증 따서 제대로 직장에 취직해, 한 달 이백이라도 벌고 싶다"며 "식구들이 반발하건 말건 더럽게 살려고 한다"는 결심을 밝혔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정말 고생했다. 이제 좀 쉬시라', '일주일만 친정 가서 쉬다 와라' 등 A씨를 격려하는 댓글을 남겼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