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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수능 영어 영역 문항에 대형 입시학원 모의고사에 나온 지문이 그대로 출제되는 등 수험생의 반발이 커지자, 교육부가 앞으로 수능 출제 전 합숙 기간에 발간된 모의고사까지 철저히 검증한다. 사교육업체 모의고사와 유사한 문항이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또 기존에 추천받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마련한 기준에 따라 선발했던 출제위원은 '상시 인력풀'에서 무작위로 선발하는 방식으로 변경된다. 수능 직후 이뤄지는 이의심사에서 '사교육 연관성'도 심사 기준에 포함될 예정이다.
교육부는 28일 이런 내용을 담은 '수능 출제 공정성 강화방안'을 공개했다.
먼저, 교육부와 평가원은 출제 과정에서 수능 문항과 사교육 문항 간 유사점이 있는지 검증을 강화한다. 그동안 유사성 검증 자료의 기준이 확실하지 않아 출제진이 출제본부에 합숙을 시작한 뒤 발간된 사교육업체 모의고사 등이 검증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수능 출제위원은 통상 외부와의 모든 접촉을 차단한 채 40일 안팎 합숙하며 지내는데, 수능이 11월 중순에 치러지는 점을 고려하면 10~11월 발간된 사교육업체 모의고사 등에 유사한 문항이 있는지 점검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앞으로는 평가원이 사교육 업체에 공식적으로 자료를 요청해 검증 범위를 확대하고, 향후 나올 자료에 대해서도 발간 계획을 확인해 점검할 방침이다.
교육부와 평가원은 출제인력 관리와 출제진 선정 방식도 체계화한다. 교육청과 대학 등 관계기관 협조를 통해 일정 기준을 만족하는 신규 인력을 사전 검증하고, 이들을 '인력풀'에 상시 등록한다. 출제위원 기준은 대학 조교수 이상의 교원, 연구기관의 연구원, 고교 근무 총 경력 5년 이상의 고교 교사 또는 이와 동등한 자격을 갖춘 사람이다.
만약 사교육 업체를 통해 출제 경력을 홍보했다가 적발됐거나, 소득 관련 증빙을 통해 사교육 영리 행위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인력풀에서 배제한다. 최종 출제위원은 이 인력풀에서 전산으로 무작위 선정된다.
문항·정답 이의신청 심사기준에는 '사교육 연관성'을 추가할 계획이다. 그동안 이의심사는 문항 오류에 대해서만 이뤄졌지만, 앞으로는 사교육 문항과 지나치게 비슷한 문항 역시 현직 교사로 구성된 '수능 평가자문위원회'에서 종합적으로 검증한다. 최종적으로 사교육과 연관성이 높다고 판단된 문항의 출제자는 인력풀에서 곧바로 배제된다.
이번 수능 출제 공정성 강화방안은 올해 6월 예정된 2025학년도 수능 모의평가부터 적용된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