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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프리미엄'으로 떼부자 된 FTX 창업주의 몰락...벌금 '14조'

입력 2024-03-29 14:09:38 수정 2024-03-29 14: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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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거래소 FTX를 설립해 30세에 미국 부자 순위 25위에 올랐던 뱅크먼-프리드가 고객 자금 수십억 달러를 빼돌린 혐의로 징역 25년 형과 14조원에 달하는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한때 몇백억 원짜리 펜트하우스에서 파티를 즐기던 30세 청년이 2년 뒤 교도소 감방에 가게 될 상황에 놓인 것이다.

스팬퍼드대 로스쿨 교수인 부모 아래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낸 뱅크먼-프리드는 대학시절 이공계 최고 명문으로 알려진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수학을 전공한 후 2013년부터 4년간 월가의 투자사 '제인 스트리트'에서 트레이더로 활동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그가 가상화폐 투자로 갑자기 큰돈을 벌 수 있었던 계기는 한국 시장의 '김치 프리미엄' 덕분이었다. 2017년 그는 비트코인 시세를 알아보던 중 각 나라의 거래소마다 가격이 최대 60%까지 차이가 나는 것을 발견했고, 이를 이용해 차익거래에 뛰어들어 높은 수익을 올렸다.

특히 한국 시장은 거래소에서 사고파는 비트코인 가격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아 '김치 프리미엄'이라는 용어까지 생길 만큼 수익 창출 기회가 컸다.

그는 곧 투자회사 알라메다리서치를 설립해 비트코인 거래로 하루에 100만달러(약 13억5천만원)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알라메다리서치의 성공을 바탕으로 그가 2019년 4월 세운 대형 가상화폐 거래소 FTX는 3년 만에 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 반열에 올랐다. 기업 가치는 한때 320억달러(약 43조2천억원)를 기록했다.

뱅크먼-프리드가 30세가 되기 직전인 2021년 10월 포브스가 집계한 그의 순자산은 260억달러(약 35조1천260억원)로 불었고, 당시 미국 부자 순위 25위에 올랐다.

하지만 가상화폐 시장의 '겨울'이라 불리는 2022년 테라·루나 사태의 여파로 가상화폐 가격이 줄줄이 폭락하면서 코인 투자자들이 FTX에 예치한 자금을 인출하기 시작했고, FTX는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이 과정에서 뱅크먼-프리드가 FTX의 고객 자금 수십억 달러를 빼돌려 알라메다리서치의 부채를 갚는 용도 등으로 사용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고객에게 돌려주지 못하게 된 자금 부족액은 80억달러가 됐다.

이후 FTX가 파산 신청을 하고, 뱅크먼-프리드는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FTX의 기술 담당 임원이었던 니샤드 싱은 지난해 뱅크먼-프리드의 재판에서 "고객 예치금에 무려 80억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구멍이 있다는 사실을 회사가 무너지기 2개월 전에야 알게 됐다"며 사라진 돈 대부분은 뱅크먼-프리드의 사치에 쓰였다고 증언했다.

2022년 바하마 규제 당국이 미 델러웨어주 파산법원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FTX가 바하마에서 사들인 부동산은 35곳으로, 전체 규모는 2억5천630만달러(약 3천463억원)에 달했다.

뱅크먼-프리드는 재판에서 회사 경영 과정에서 자신이 자금을 부적절하게 관리했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고의로 고객의 돈을 훔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 법원은 그에게 28일(현지시간) 징역 25년과 재산 몰수를 선고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입력 2024-03-29 14:09:38 수정 2024-03-29 14:15:50

#뱅크먼프리드 , #가상화폐 , #김치프리미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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