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 시술용 난자를 채취하기 전 여성들이 미세먼지(PM10)에 노출되면 시험관아기 성공률이 40%나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는 호주 수비아코의 킹 에드워드 메모리얼 여성병원 시배스천 레더시치 박사팀이 이끈 것으로, 이들은 8일 열린 제 40회 유럽인간생식·발생학회(ESHRE) 회의에서 난자 채취 전 2주~3개월간 미세먼지 수준과 시험관아기 성공률 관계를 분석해 이런 결과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데이터에 따르면 대기 오염과 생식 능력 저하 사이에 큰 상관관계가 있지만 그 메커니즘이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지난 8년간 호수 퍼스에서 시험관아기 시술을 위해 난자를 채취한 1천836명과 냉동 배아 이식 3천659건을 분석했는데, 난자 채취 시 평균 연령은 34.5세, 냉동 배아 이식 당시 평균 연령은 36.1세로 나타났다.

난자를 채취하기 전 24시간과 2주, 4주, 3개월에 걸쳐 각각 PM10과 초미세먼지(PM2.5) 등 대기 오염 물질 농도를 측정하고, 노출된 PM10과 PM2.5 오염 수준에 따라 여성들을 4개 그룹으로 나눠 시험관아기 성공률을 확인했다.

그 결과 난자 채취 전 2주간 가장 높은 PM10 오염(18.63~35.42㎍/㎥)에 노출된 경우 가장 낮은 PM10 오염(7.08~12.92㎍/㎥)에 노출된 여성들보다 시험관아기 성공률이 38%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난자 채취 전 3개월간 노출된 PM2.5 오염 수준도 성공률에 큰 영향을 미쳤는데, 가장 높은 PM2.5에 노출된 그룹의 성공률은 가장 낮은 수준의 오염에 노출된 그룹보다 34% 낮았다.

연구팀은 연구 기간 대기질이 전반적으로 좋았음에도 대기 오염이 성공률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기간 PM10과 PM2.5가 세계보건기구(WHO) 가이드라인을 초과한 날은 각각 0.4%와 4.5%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레더시치 박사는 "난자 채취 전 2주~3개월간 미세먼지 오염에 노출되면 그에 비례해 성공률이 낮아졌고 냉동 배아 이식 당시 대기질은 성공률과 관련이 없었다"며 "이는 대기 오염이 임신 초기뿐만 아니라 난자의 질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ESHRE 학술지 인간 생식(Human Reproduction)에도 실렸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