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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아르마니와 크리스챤 디올이 노동자를 착취했단 의혹이 불거지자 이탈리아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17일(현지시간) 안사(ANSA) 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공정거래위원회(AGCM)는 이날 "두 회사의 계약업체에 고용된 노동자들은 안전 규정을 위반한 작업장에서 저임금을 받고 장시간 노동해야 했다. 두 회사가 자랑한 '장인 정신'과 '우수한 품질'과는 대조적"이라는 성명을 냈다고 보도했다.
AGCM은 앞서 18일 금융 경찰과 함께 이탈리아에 세워진 두 회사의 사업장을 압수수색 했으며, 해당 기업들의 노동법 위반 여부는 물론 마케팅 및 판매 과정에서 소비자법을 위반했는지도 폭넓게 조사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장인 정신과 우수한 품질을 홍보하는 이들 브랜드가 노동자를 착취해 제품을 생산한 것은 소비자 기만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앞서 이탈리아 밀라노 법원은 지난 6월 하청업체의 노동착취를 방치한 혐의로 프랑스 루이뷔통헤네시(LVMH)의 디올 이탈리아 자사의 가방 제조업체에 1년 동안 사법행정관 감독을 받으라고 명령했다.
법원 결정문에 따르면 하청업체 4곳은 불법 중국인 체류자를 고용해 24시간 휴일 없이 공장을 운영했는데, 이렇게 해서 생산된 가방의 원가는 고작 53유로(8만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디올은 이 가방을 원가의 약 50배에 달하는 2600유로(약 384만원)에 판매해 폭리를 취했다.
아르마니도 마찬가지로 하청업체가 10시간 일하는 노동자에게 2~3유로(약 3000~4000원)밖에 되지 않는 임금을 지불하며 가방을 생산했고, 이는 매장에서 1800유로(약 267만원)에 판매됐다. 이에 대해 지난 4월 법원은 아르마니에 디올과 비슷한 처분을 내렸다.
아르마니 그룹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당국의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할 것이며 혐의가 타당하지 않다고 믿고 있다"며 "조사 후 긍정적인 결과를 확신한다"고 밝혔다.
디올 측도 당국 조사에 협력할 것이라고 전하며 "불법 관행이 드러난 공급 업체와는 협력을 중단했고, 다른 업체들에 대한 점검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