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안철수 의원 페이스북 캡처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의대 증원 갈등으로 시작된 의료대란에 대해 정부에 일침을 가했다.
안 의원은 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의료 대란을 끝내려면 정부의 반성이 우선이다"라며 정부의 밀실 행정을 비판했다.
안 의원은 개학 직전인 8월 마지막 주, 코로나19 환자가 35만 명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질병관리청의 전망을 언급하며 "의료 붕괴를 어떻게 막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제까지 정부는 필수의료와 지역의료의 의사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의대 증원'이라는 정책적 판단을 과학적으로 결정했다는 입장이었고 회의록도 곧 공개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였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학별 의대 증원 규모를 결정한 배정위는 누가 참여했는지도 모르고, 어떤 근거로 정원이 배정됐는지도 알 수 없었다"며 "독재국가에서나 봄 직한 밀실 행정"이라고 강하게 질책했다.
그는 "교육을 맡을 의대 교수들과 제대로 된 협의도 없이 학교 차원에서 일방적으로 증원 신청이 이뤄졌다. 교육의 핵심인 교수진 확보와 시설 및 인프라에 대한 준비도, 계획도 미흡한 ‘묻지마 증원’이었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현재 수업 거부 중인 의대생의 유급을 어떻게 막고 제대로 교육할지에 대한 고려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본과 4학년들이 의사고시에 응시하지 않아 의사가 나오지 않으면, 인턴, 공중보건의, 군의관이 없는데 그에 대한 대책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부는 의대 전체 증원 규모를 아무런 근거 없이 2천명으로 정하고, 제대로 된 준비와 협의 없이 밀실에서 정원을 대학들에 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안 의원은 "저도 의대 증원에 동의한다. 의사도 환자 곁을 떠나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목적이 아무리 옳다 해도 수단과 방법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부가 필수 의료, 지방 의료의 문제점을 고치는 법적인 개선과 의료 수가의 조정과 같은 구조적인 개혁부터 시작하는 대신에, 2천 명 증원이라는 숫자를 의료개혁의 전부인 양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것이 의료대란이 악화되는 원인이 되고 말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는 아직도 오류를 고치지 않고 있다. 우리 의료는 이른바 ‘조용한 붕괴’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지방 국립대 의대 교수들의 사직이 이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그만둔 분이 작년 전체 사직자의 80%인 223명이다. 가르칠 전공의와 학생도 없어진 상황에서 지방 대학병원을 지킬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필수의료와 지방의료를 살리겠다면 추진된 의대 증원이 오히려 정반대의 결과를 낳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값싸고 질 좋은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의대생과 전공의가 돌아와 더 이상의 파국을 막으려면, 우선 정부가 의대 증원 과정에서 잘못한 점을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며 "의대 증원에 합의하되, 1년 유예하고 정부, 의료계, 전문가들이 함께 모인 공론화 위원회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남아있는 시간이 얼마 없다. 정부의 반성과 결단이 없으면 수십 년간 쌓아 올린, 세계적인 수준의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이 붕괴되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