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연합뉴스
로또 청약이라 불리며 청약홈 접속을 마비시킨 경기 화성시 '동탄역 롯데캐슬' 무순위 청약(일명 '줍줍')을 계기로 정부가 무순위 청약 제도 개편을 준비 중이다.
25일 국토교통부 측은 "청약시장 분위기가 바뀐 상황에서 현행 '줍줍'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는 게 맞는지 문제 의식을 갖고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올림픽파크포레온) 미분양 전망이 나올 정도로 시장이 침체한 상황에서 '줍줍' 자격 요건을 그대로 둬선 안 된다는 것이 국토부의 판단이다.
무순위 청약은 1·2차 청약에서 미달이나 계약 포기 등으로 발생한 잔여 물량에 다시 청약받는 제도다.
집값이 급격히 오르던 당시 '로또 청약'으로 불리며 무순위 청약이 과열되자 정부는 2021년 5월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자로 무순위 청약 자격을 제한했다.
그러나 이후 부동산시장이 침체하고 미분양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는 지난해 2월 26일부터 민영 아파트 무순위 청약 요건을 지역, 주택 수와 관계없이 누구나 청약할 수 있도록 대폭 완화했다.
이 같은 규제 완화의 첫 수혜 아파트는 지난해 3월 3일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둔촌주공이었다. 거주지에 상관없이 누구나 '줍줍'을 할 수 있는 데다 분양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올해 하반기에는 몇백만 명의 인원이 '일단 넣고 보자'는 식으로 청약에 달려들었다.
이달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면적 84㎡ 1가구 무순위 청약에는 무려 294만4천780명의 신청자가 몰렸다. 2017년 첫 분양가로 공급돼 시세 차익이 10억원가량 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국토부가 제도 개선을 검토하는 이유는 동탄 청약 후 현행 무순위 청약이 '무주택자의 주거 안정'이라는 청약 제도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민영주택 무순위 청약 요건을 다시 제한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 소장은 "주택시장이 정상화됐다면 과거처럼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자에게 청약 기회를 주는 것이 맞다"며 "지금의 민영주택 무순위 청약제도를 그대로 유지하게 되면 시장을 자극할뿐더러 수요자들에게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주택이 필요한 사람이 주변 시세보다 조금 저렴하게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청약제도의 본질"이라고 짚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