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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속 비신경세포인 별 세포가 '자가포식(세포 스스로를 잡아먹는 작용)'을 통해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독성 단백질을 없애고 인지능력, 기억력을 회복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뇌질환극복연구단 류훈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기초과학연구원(IBS) 이창준 단장, 미국 보스턴의대 이정희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별세포를 활용한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 원리를 규명했다고 25일 밝혔다.
별세포는 뇌를 구성하는 세포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별 모양 비신경세포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아밀로이드 베타와 같은 독성 단백질이 뇌 안에서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며 염증 반응과 신경세포 손상을 일으키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학계는 별세포가 신경세포 주변 독성 단백질을 제거한다는 사실에 집중했으나, 그 과정은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세포가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가지는 자가포식 특성에 주목한 결과 알츠하이머 환자 뇌에서 독성 단백질이 쌓이거나 염증이 발생할 때 별세포가 자가포식 작용을 조절하는 유전자를 유도해 대응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연구팀은 별 세포에만 발현하는 자가포식 유전자를 알츠하이머를 유도한 쥐의 뇌에 주입해 관찰한 결과 손상된 신경세포가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 연구팀은 별 세포 자가포식이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덩어리를 줄이는 것도 확인했다. 특히 뇌의 기억을 저장하는 해마 부위에서 자가포식 조절 유전자 발현이 늘어나면 뇌 조직 속에 염증 등이 줄어드는 것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을 위해 신경세포 대신 비신경세포인 별 세포를 표적으로 제시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별 세포 자가포식 기능을 강화해 치매 증상을 예방하는 약물을 찾고 이에 대한 전임상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류 책임연구원은 "별 세포의 자가포식 기능에 따라서 신경세포의 손상이 조절되고 또한 치매 뇌에서는 인지기능 또한 조절됨을 밝혔다"며 "자가포식과 관련된 세포 생물학적 이해를 높이고 세포 내 노폐물 제거 및 세포 건강 유지에 관한 기초 연구가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달 23일 국제학술지 '분자신경퇴화'에 게재됐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