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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에 함유된 단백질 성분에 가려움증, 발진, 호흡곤란 등 이상반응을 보이는 '밀 알레르기'를 집에서 안전하게 극복하는 방법을 국내 연구진이 알아냈다.
삼성서울병원은 김지현 삼성서울병원 교수와 세종충남대병원, 고신대복음병원 공동 연구팀이 '밀 알레르기 경구면역요법'의 효과를 밝혀냈다고 26일 전했다.
밀 알레르기는 심할 경우 아낙필락시스 쇼크로 생명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일상에서 볼 수 있는 많은 종류의 음식에 밀이 들어가기 때문에 환자에게는 계속해서 불편과 두려움을 준다.
연구팀은 2015년 10월부터 2022년 7월까지 밀 알레르기 진단을 받은 소아·청소년(3~17세) 환아 70명을 대상으로 삶은 면 섭취량을 조금씩 늘려나가는 경구면역 요법을 시행했다.
환아들은 의료진의 검사를 통해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는 초기 섭취량을 알아내고, 이후 가정에서 삶은 면을 극소량 섭취하기 시작해 3g(밀 단백질 기준 90mg) 먹게 될 때까지 조금씩 증량했다.
이후 최종 목표인 80g(밀 단백질 2400mg)까지 섭취하게 되면 유지 단계에 도달하는데, 이때부터 12개월 간 일주일에 4번 이상 1회 밀이 들어간 음식을 꾸준히 먹었다.
그 결과 경구면역 요법을 시행한 소아청소년 50명 중 41명(82%)이 9개월(중앙값)만에 알레르기 증상이 사라졌고, 요법을 시행하지 않은 대조군은 22명 가운데 1명(4.5%)만 알레르기 반응이 자연적으로 사라졌다.
혈액검사에서도 경구면역요법 참가 환아들은 면역글로불린(lgG4) 수치가 개선돼 밀에 대한 항체가 생성됐다. 지속적인 밀 섭취가 면역 수치를 높여 알레르기 반응이 사라진 것이다. 호산구 수치도 감소해 면역 체계가 적응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실험은 환자의 안전을 위해 전문가의 상담과 교육이 진행됐다. 면은 끓는 물에 5분간 충분히 익혔고, 세밀한 무게까지 측정하는 저울을 이용해 먹는 양을 정확히 계량했다.
경구면역 요법을 진행하며 유지 단계까지 거친 환자들은 대부분(88%) 밀의 형태와 종류에 관계없이 원하는 만큼 섭취할 수 있게 됐다.
김지현 교수는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과 전문적인 교육에 따라 집에서 편안한 방법으로 밀 알레르기를 극복할 수 있게 되면 밀 알레르기 반응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나고, 나아가 다양한 음식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날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