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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수온이 오르면서 제철 수산물이 설 곳을 잃어가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고수온으로 폐사한 홍합은 지난 18일 기준 2245줄(1줄은 약 14만2000마리)로 집계됐다. 작년에는 고수온으로 폐사한 홍합이 없었다.
올해 고수온으로 폐사한 굴은 7628줄로, 작년(916줄)의 8배에 이른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이달 홍합 생산량이 작년 같은 달 3684t(톤)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생산된 홍합도 고수온으로 폐사하거나 양성 상태가 불량한 경우가 많았다.
실제 지난달 기준 경남과 전남의 주요 홍합 생산지 7곳 중 5곳에서 홍합의 성장과 비만도가 '나쁨' 수준이었다. 생산지 5곳 모두에서 홍합이 폐사하거나 병해를 앓았고, 홍합살이 떨어져 껍질만 남는 현상이 나타났다.
KMI는 "지난달 대부분 홍합 어장에서 양성 상태가 나빴다"며 "경남 창원과 거제, 남해군의 대부분 어장에서 폐사와 홍어살 탈락이 발생했고 전남 대부분 해역에서 홍합 양성 상태가 작년보다 좋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굴과 전복 생산량은 각각 750t, 1650t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7.2%, 4.5%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KMI는 "고수온과 산소 부족 현상으로 출하 여건이 좋지 못했다"며 "굴은 거제 진해만의 폐사 피해가 컸고, 많은 전복 어가에서 폐사가 발생하자 일찍이 먹이 공급을 중단해 생산량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굴과 홍합의 경우 주로 생산되는 시기가 겨울인 만큼 고수온의 영향을 덜 받는 11월부터 생산량이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오징어 생산량은 지난달 2천643t으로, 작년 동기와 평년 대비 각각 39.0%, 74.9% 줄었다. 어업계는 오징어가 수온이 낮은 어장을 찾아 기존 어장을 이탈하면서 생산량이 급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협 회원 조합의 위판 통계를 보면 작년 기준 오징어 위판량은 2013년보다 79% 감소했다.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오징어는 기존에 잡히던 해역에서 자취를 감췄다"며 "오징어잡이만 해온 어업인들의 생산량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바지락의 경우 가장 최근 집계된 지난 8월 기준 생산량이 1천567t으로 작년 동기보다 8.0% 줄었다.
주요 횟감 어종인 광어와 우럭 생산 역시 차질이 생겼다.
지난 2022년 3천635t이던 광어 생산량은 작년 3천499t에서 올해 3천400t(추정)으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지난달에는 고수온을 견디지 못해 폐사한 어린 광어가 급증하면서 250g 미만의 광어 생산량이 작년 같은 달보다 35.6% 줄었다.
김경림 키즈맘 기자 limkim@kizmom.com
입력 2024-10-22 21:26:25
수정 2024-10-22 21:2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