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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의 최강자 넷플릭스의 독주를 막을 마지막 기회로 주목받는 티빙·웨이브 합병안에 웨이브의 주요 주주인 지상파 3사가 모두 동의했다.
하지만 티빙 측 주요 주주인 KT가 아직 찬성안을 내지 않아 '넷플릭스 천하'를 깨뜨릴 절호의 기회를 놓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미디어·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웨이브의 주요 주주인 지상파 3사 KBS·MBC·SBS가 최근 티빙과 합병에 대한 합의안을 도출했다. 다만, 티빙 측 주요 주주인 KT가 아직 합병안에 찬성하지 않고 있다.
2022년 티빙이 KT의 OTT 서비스 시즌을 흡수 합병하면서 KT 자회사 스튜디오지니는 티빙 지분 13.5%를 보유하고 있다.
KT가 찬성 입장을 내지 않으며 티빙과 웨이브 합병의 마지막 남은 관문으로 남은 사실이 알려지자 업계에서는 티빙과 웨이브의 재무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합병을 더는 늦출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한국 OTT 포럼 세미나에서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장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플랫폼이 국내에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사업자에 대한 종속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우리나라에서 실질적으로 글로벌화를 추진할 수 있는 OTT 사업자 탄생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T가 합병에 찬성 입장을 내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 자사의 IPTV 사업이 받을 영향을 우려하는 것 아니냐는 업계 해석이 나온다. OTT가 미디어 트렌드의 중심으로 부상하면서 KT 등의 IPTV 사업이 공중파와 함께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KT 기업공개(IR)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IPTV 가입자 수는 942만3천명으로 1년 전 947만명보다 소폭 감소하며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
미디어 업계 관계자는 "CJ그룹은 영화관 CGV 사업을, SK그룹은 IPTV(SK브로드밴드) 사업을 각각 하고 있어 OTT 산업이 성장하면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음에도 미디어 트렌드 변화에 발맞춰 대승적 차원에서 합병에 찬성했는데 유독 KT만 자기 이익을 고집하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KT가 합병안에 찬성한다면 양측 주주들은 곧바로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절차를 거치면 내년 상반기 내로 합병 법인이 출범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지난해 티빙과 웨이브는 각각 1천420억원, 79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합병을 통한 규모의 경제 달성과 공중파 콘텐츠 독점 제공으로 글로벌 OTT 플랫폼과 차별화를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또, 국내 콘텐츠 제작사가 글로벌 OTT 플랫폼에 종속되며 생기는 지식재산권(IP) 침해 문제를 해소할 통로가 될 것으로도 기대되고 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