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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부가 자일리톨(xylitol) 성분이 들어간 껌을 씹으면 조산 위험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구강건강에 좋은 자일리톨은 조산 위험을 높이는 원인 중 하나인 임신부의 잇몸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13일(현지시각) 최근 학술지 메드(Med)에는 미국 워싱턴대학교 의대 소아과 부교수인 그렉 발렌타인 박사 연구팀의 이 같은 연구 결과가 실렸다. 발렌타인 박사는 "자일리톨 껌을 씹는 간단한 방법으로 저체중아 출산 확률을 30%나 낮출 수 있다는 사실에 모두 놀랐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에서 조산율이 가장 높은 나라인 아프리카 말리위에서 진행됐다. 조산은 임신 20주~37주에 이뤄지는 이른 분만으로, 말라위 임산부 5명 중 1명은 조산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1만명 이상의 임신부를 두 그룹으로 분류한 뒤, 한 그룹은 임신 초부터 출산까지 매일 껌을 씹도록 하고 다른 그룹은 기존의 상담과 약물치료를 받게 했다.
이런 방식으로 2015년 5월~2018년 10월까지 3년간 연구를 진행한 결과, 자일리톨이 함유된 껌을 임신 중 매일 씹은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조산율이 24%, 저체중아 출생률은 30%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임신 중에 발생한 치주질환은 조산 및 저체중 출산 위험을 2~3배 높인다는 선행 연구가 있었다.
연구진은 이에 대한 정확한 메커니즘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구강 내 박테리아가 혈류를 통해 여러 장기로 확산하거나 치주질환과 관련된 염증 반응으로 조산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연구진에 따르면 사람의 치아 플라크 1mm³에는 약 1억개의 박테리아가 존재하며, 이는 신체 전반에 염증과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자일리톨은 천연 알코올 당류로, 치주질환과 연관된 박테리아 성장을 막고 잇몸 조직의 염증을 줄일 수 있는 성분으로 알려졌다.
발렌타인 박사는 "치주질환은 잇몸 아래 플라크를 제거하는 딥 클리닝 같은 방법으로 치료하거나, 규칙적인 양치질로 예방할 수 있다"며 말라위 같은 국가는 깨끗한 식수 부족, 물자, 의료인력 등의 문제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환경에서는 껌 씹기와 같은 간단한 개입이 더 효과적인 개선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자일리톨은 최근 부작용에 대한 논란도 일었다.
지난 6월 미국 클리블랜드 러너 연구소 측은 '유럽 심장 저널'에 실린 논문에서 자일리톨이 주요 심장 질환(MACE) 발생 위험과 관련이 있고 생체 내에 혈전증 가능성을 높인다며 "심혈관 안전성과 자일리톨의 관계를 조사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