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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엔 아이와 조용한 그림책 독서…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사서 추천도서

입력 2024-12-31 17:33:34 수정 2024-12-31 17:3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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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는 아이와 조용히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겠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사서들이 연령별로 추천한 그림책을 소개한다.


▲ 영유아


작은 탐험 : 꼼은영 그림책 / 지은이 : 꼼은영 / 산책길
파도 너머 흔들리는 섬을 보고 호기심이 생긴 세 아이는 탐험을 시작한다. 강아지와 함께 바다를 건너 도착한 섬은 마치 누군가의 얼굴처럼 보이기도 한다. 도착한 탐험지에서 아이들은 서로 도우며 산을 오르고, 동굴로 들어가고, 수풀을 헤엄친다. 뛰고, 오르고, 매달리다가도 어느샌가 철퍼덕 누워 쉬는 모습은 미소를 짓게 한다. 눈 앞에 펼쳐진 자연 안에서 두려움 없이 자유로운 아이들의 움직임이 해방감을 주는 작품이다.

책 속에 숨겨진 것들을 보물찾기 하듯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바다 게와 갈매기, 산양과 사슴, 그리고 각종 곤충들까지 다양한 생물들이 페이지마다 담겨 있다. 아이들과 함께 섬 이곳저곳을 살피느라 정신이 팔려 꼬리만 겨우 보이는 반려견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세 어린이와 강아지는 선으로, 자연물들은 다채로운 색감의 면으로 표현되어 서로 다른 느낌을 주면서도 잘 어우러진다.

탐험이 마지막에 다다랐을 때, 결국 탐험하는 마음은 사랑하는 마음과 연결됨을 작가는 말한다. 거창하거나 대단한 모험이 아니라 가까운 곳을 살피는 따뜻한 탐험을 그리고 있기에 책의 제목이 '작은 탐험'이 아닐까. 곁에 있는 이들의 온기와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책이다.
추천사서 : 전지혜


펭귄 탐험대의 모험 : 남쪽 섬의 비밀 / 글쓴이: 사이토 히로시 ; 그린이: 다카바타케 준 ; 옮긴이: 김숙 / 창비
기다란 카누를 타고 열 마리의 펭귄이 따뜻한 남쪽 섬에 도착한다. 펭귄들은 "에야디야 에야디야 영치기 영차"를 외치며 기운차게 언덕을 오른다. 열심히 걷다가 무서운 사자를 만나도 "우리는 펭귄 탐험대다"라고 대답할 뿐 거들떠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자신을 보고도 놀라지 않는 펭귄을 보고 궁금증이 든 사자는 펭귄들을 뒤따라간다. "에야디야"를 외치며 앞으로 나아가다 풀숲에서 몸이 긴 비단뱀을 만난다.

계속해서 펭귄들은 앞으로 전진한다. 뒤로는 사자와 비단뱀이 뒤따르며 넓은 강에 도착한다. 강에는 악어가 살고 있었지만 펭귄 탐험대는 신경 쓰지 않고 물에 뛰어들어 강을 건넜고, 그 뒤로 사자와 비단뱀과 악어가 뒤따른다. 펭귄들은 섬에 사는 사자도 비단뱀도 악어도 처음 와보는 산꼭대기에 도착하지만, 엄청난 굉음과 함께 무서운 공룡이 나타나고 화산이 터진다.

숨어버린 사자, 비단뱀, 악어와 달리 펭귄들은 무던히 섬을 둘러보고 다시 길을 나선다. 펭귄 탐험대의 모험에는 장애가 없고 일상적인 것에서도 새로운 다른 발견이 이어지며 그것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 된다.

일본에서 동화 시리즈로 유명한 펭귄시리즈를 각색하여 나온 그림책으로 다채로운 원색의 색감은 그림책에 몰입감을 더한다. 동물들의 특징을 잘 살린 묘사와 표정들은 하나하나 자세히 볼수록 새로운 재미를 주는 작품이다.
추천사서 : 김태연

▲초등저학년


책이 사라진 세계에서 / 댄 야카리노 지음 ; 김경연 옮김 / 다봄
어린 시절, 공부가 하기 싫을 때면 책이 사라져버리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다. ‘책이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이 상상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책이 사라진 세계에 사는 주인공 ‘빅스’와 그의 용기 있는 모험을 통해 책이 우리 삶에 주는 의미에 관해 생각하게 한다.

빅스가 사는 세상은 책도 개성도 사라진 세상이다. 모두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헬멧을 쓰고, 눈들의 존재에 의해 도움과 통제를 받는다. 어디론가 이동하는 과정부터 학교에서 읽을 것을 고르는 것, 심지어 양치질까지 눈들의 도움을 받고, 누구와 무얼 하고,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 감시받는다. 편안해 보이는 사람들과 달리 빅스는 이런 세상이 어딘지 모르게 불편하다. 그는 자신을 향한 감시를 피해 도망가다가 지하 도시라는 뜻밖의 공간을 발견한다. ‘책’이라는 것을 처음 본 빅스는 수많은 책을 읽으며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고, 잃어버린 주체성과 자율성을 찾아가는 모험을 시작한다. 빅스의 모험은 어떻게 될까?

각자의 스마트폰 속 세상과 알고리즘이 익숙한 현실에 비추어 본다면, 작가가 보여주는 책이 사라진 세상은 꽤 현실감 있게 읽힐 수 있다. 선택의 연속인 삶 속에서 가장 좋은 선택으로 이끌어주고, 나와 주변 환경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힘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빅스의 모험을 함께 하며 스스로 찾을 수 있길 바란다.
추천사서 : 손다운


고래에게 잡아먹히면 어떡하지? / 수산나 이세른 글; 로시오 보니야 그림; 김정하 옮김 / 우리학교
낯선 곳에 가거나 새로운 일을 하며 불안함을 느끼는 아이들이 있다. 어른은 그럴 때,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상상력이 풍부한 ‘마르틴’은 지나치게 많은 걱정 때문에 하고 싶은 일도 여러 번 포기한다. 불안해진 마르틴은 ‘그런데 만약에?’라고 엄마에게 묻는다. 엄마는 언제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말해주지만 마르틴은 안심하지 못한다. 아이들이라면 손꼽아 기다리는 소풍날이지만 마르틴은 만약 자신의 머리에 솔방울이 떨어질 수 있다며 소풍을 갈 수 없다고 말한다.

엄마는 마르틴의 질문에 눈높이를 맞춰 다람쥐들이 내려와서 머리에 도토리 연고를 발라주고 멋진 곡예도 보여 줄 거라 답해준다. 만약에 고래가 자신을 삼켜버릴지 모른다는 불안에 엄마는 고래 배속에는 커다란 도시가 있으며 그 도시에는 색색의 물고기들과 바다의 음악을 들으며 춤을 추고 제페토를 찾고 있는 피노키오도 만날 수 있을 거라 말해준다. 계속된 마르틴의 상상에 엄마의 답변은 즐거운 모험이 되어 돌아온다.

엄마의 사랑이 담긴 반응은 마르틴의 불안을 즐거운 호기심으로 변화하게 한다. 마지막 마르틴의 변화를 기대해도 좋다. 불안을 느끼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이야기해주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해답 같은 이야기다.
추천사서 : 김내현


김경림 키즈맘 기자 limkim@kizmom.com
입력 2024-12-31 17:33:34 수정 2024-12-31 17:33:34

#펭귄 탐험대 ,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 #사서추천 ,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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