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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 및 성별에 따라 사용하는 한국어 어휘가 다르다는 국립국어원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립국어원은 전국 15~69세 남녀 3천명을 대상으로 일상 언어 표현에 관한 55개 문항을 설문한 '국어 사용 실태 조사(어휘)' 결과를 15일 공개했다.
그 결과 남을 부르는 어휘에서 연령에 다른 차이가 나타났다.
대표적인 예는 '아가씨'다. 젊은 여성 판매 직원을 부를 때 60~69세 응답자의 절반 이상(56.2%)은 '아가씨'라는 호칭을 사용한다고 답했고, 50~59세도 45.2%가 '아가씨'라는 단어를 선호했다.
반면 20~29세 응답자의 52.0%는 '여기요(저기요)', 18.4%는 '사장님'이라는 호칭을 쓴다고 밝혔다.
국립국어원은 이에 대해 "성별과 연령에 구애받지 않는 중립적 표현을 선호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젊은 세대의 일상 대화 호칭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화 중 결혼한 상대를 가리키는 말도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결혼한 남성은 자기 여성 배우자를 친구에게 소개할 때 '와이프'(wife)라는 외래어를 가장 많이 사용했지만, 결혼한 여성은 남성 배우자를 소개할 때 '남편'이라는 호칭을 가장 선호했다.
나이 차이가 크지 않은 윗사람의 말에 긍정적으로 대답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는 '네'(55.8%)였으며, 이어 '예'(19.9%), '넵'(14.3%) 순이었다.
지역에 따라 즐겨 사용하는 어휘도 달랐다.
그제와 어제, 오늘로 이어진 휴일을 말할 때 강원권과 제주에서는 '삼 일'이라는 표현이 선호됐지만, 전라권에서는 '사흘' 사용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또 양쪽 다리를 오그려 포개어 앉는 '양반다리'의 새로운 방언인 '아빠 다리'는 젊은 층과 전라권을 중심으로 많이 쓰였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지역적 변인뿐 아니라 연령, 성별과 같은 사회적 변인에 의해서도 어휘 선택이 나타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