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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문 함부로 열면 엔진으로 떨어질 수도"...전문가의 조언은?

입력 2025-01-31 16:32:13 수정 2025-01-31 16:3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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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부산 사고기 / 연합뉴스



지난 29일 발생한 에어부산 화재 사고 당시 승무원의 지시 없이 승객이 스스로 비상구 문을 열어 탈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에 대해, "다른 승객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행동"이라며 "절대 안 되는 일"이라는 전문가의 조언이 나왔다.

31일 정윤식 가톨릭관동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를 통해 이번 에어부산 화재의 원인으로 꼽히는 '보조배터리' 발화에 관해 설명했다.

정 교수는 "물품을 내가 직접 들고 몸에 소지하는 상태를 '핸드 캐리지(hand carrige)' 또는 '캐리지 온(carrige on)'이라고 한다"며 "이 표현에는 '내가 확인하고 관장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조배터리를 위쪽 선반에 넣어놓고 문을 닫아버리면 사실상 방치에 가까운 상황이 된다"면서 "과거에도 이렇게 넣어 둔 보조배터리나 휴대폰에 불이 난 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조배터리 또는 리튬 메탈 배터리는 내가 보고 있는 식탁 위나 의자 밑에 놔두는 것이 맞다"며 "보조배터리 기내 반입을 허용하는 데는 '내가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주 깊게 포함돼 있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정 교수는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 발생 직후 승객이 직접 비상구 문을 개방하고 탈출한 것에 관해서는 "본인은 물론 다른 승객을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다"며 "기장이나 승무원의 지시가 없는 상태에서 임의로 문을 여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말했다.

승객이 임의로 문을 열고 슬라이드를 펼쳤을 때 가동 중인 엔진에 빨려 들어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비행기가 지상에 있을 때는 엔진이 저속 상태에 있어 승객이 엔진 바로 앞에 가기 전까지는 빨려 들어가는 일은 없다"고 했다.

이어 "승객은 외부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태"라며 "자칫 항공기 엔진이 켜진 상태에서 비상구 문을 열고 고무튜브로 된 비상탈출 슬라이드로 탈출을 시도하면 슬라이드가 엔진 쪽으로 흐르면서 사람이 그쪽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휴대폰 등이 떨어지면서 엔진으로 빨려 들어가 엔진 뒤쪽으로 불꽃이 나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사고 발생 시 탈출할 수 있는 '90초 골든타임'에 대해서는 "절대적인 골든타임이 아니며, 현실적으로 지켜지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공중 충돌과 폭발을 제외하면 (항공기 사고 발생 시 승객들의 탈출에) 충분한 여유 시간이 있다"면서 "혼란 없이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골든타임이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90초 안에 모든 인원이 탈출할 수 있도록 비상구의 상태 등을 인증받고 테스트하지만, 실제 화재가 발생했을 때는 연기 탓에 승객들이 바닥을 기어나가야 하거나 노약자, 부상자 등을 부축해야 해 90초 안에 탈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지난해 1월 일본항공(JAL) 여객기 화재 사고 당시, 승객들이 전원 탈출하는 데 18분이 걸렸다면서 "항공사고는 일반적으로 탈출까지 10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덧붙였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입력 2025-01-31 16:32:13 수정 2025-01-31 16:32:13

#비행기 , #에어부산 , #승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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