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P 테스트 캡처 / 연합뉴스
성격을 16개 유형으로 나눈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 테스트가 인기를 끈 가운데, 최근에는 매우 민감한 사람들을 구별하는 HSP(Highly Sensitive Person)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2006년 미국의 심리학자 일레인 아론 박사가 제시한 HSP는 '매우 예민한 사람'을 뜻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초민감자'라고 불린다.
이는 외부 자극의 미세한 차이도 인식하고 주변 환경에 쉽게 압도당하는 민감한 신경 시스템을 지닌 사람을 가리킨다. HSP는 전 세계 인구의 약 15~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SP는 크게 '초감각', '초감정', '심미안'이라는 3가지 특성을 나타낸다.
초감각은 작은 소리나 밝은 조명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특정 옷감의 질감에도 불편함 등을 느끼는 것이다.
초감정은 타인의 감정과 기분을 쉽게 감지하고 사회적 분위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뜻한다.
심미안은 자기 주관과 잣대가 강해서 미적 감각에 대해서도 확고한 취향을 가지는 경우다.
현재 온라인에는 HSP 테스트가 배포돼 있어 누구나 손쉽게 간이 HSP 검사를 해볼 수 있다.
HSP 테스트에는 '다른 사람들의 기분에 영향을 받는다', '밝은 빛, 강한 냄새, 사이렌 소리 같은 것에 의해 쉽게 피곤해진다', '깜짝깜짝 놀란다', '경쟁을 해야 한다거나 무슨 일을 할 때 누가 지켜보고 있으면 불안하거나 소심해져서 평소보다 훨씬 못한다' 등의 항목이 포함돼 있다. 해당하는 항목이 많을수록 HSP일 확률이 높아진다.
자신의 행동이나 말이 타인의 기분과 생각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칠지까지 시시각각으로 우려하는 것도 HSP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본인의 예민함을 잘 드러내지 않아 주변인들은 HSP의 예민함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HSP를 위한 아이템으로 최근 SNS에서 특정 이어플러그(귀마개)가 떠오르기도 했다. 불필요한 외부 소음을 차단해 감각적 피로도와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후기들이 달렸다.
전문가들은 HSP의 예민함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오히려 이를 잘 활용해 장점으로 승화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HSP의 예민함은 섬세함으로 바뀔 수 있다"며 "보통 사람과 다른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HSP는 예민한 특성으로 인해 타인과 의사소통할 때 지나치게 상대방의 눈치를 많이 보게 된다"며 "대화를 할 땐 다른 사람의 표정이나 말투에 압도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민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집에서는 긴장을 풀고 완전히 쉬는 능력이 필요하다"며 "또한 강아지와 산책하기, 운동하기 등과 같이 자신이 편안함을 느끼고 긴장에서 해방해줄 '안전기지'를 만드는 것 역시 효과적인 해결책"이라고 설명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