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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술한 은행 강도, 특수부대 출신 손님에게 제압…손에 든 건 알고 보니

입력 2025-02-10 19:12:35 수정 2025-02-10 19: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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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으로 신원을 감춘 강도가 부산에 있는 한 은행에 침입했으나 당시 손님으로 있던 특수부대 출신 50대에게 제압당해 경찰에 넘겨졌다.


이와 관련해 부산 기장경찰서는 강도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앞서 A씨는 이날 오전 10시 58분 부산 기장군 일광읍에 있는 한 은행에 침입해 돈을 탈취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A씨는 마스크와 털모자를 눌러쓰고 얼굴을 가린 채로 은행에 들어왔다. 그러면서 A씨가 복도에 있던 손님들을 지점 안으로 데리고 들어오며 "무릎을 꿇으라"고 소리를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A씨 손에는 검은색 비닐봉지에 쌓인 총 모양의 물건이 있었다. 지점 곳곳에서는 비명이 터져 나왔고, 내부는 순식간에 공포 분위기에 휩싸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점장실로 진입을 시도했으나 당시 고객과 함께 있던 지점장은 방문이 열리지 않도록 잡고 버티며 경찰에 신고하고, 보안업체 출동 버튼을 눌렀다.

이에 A씨는 다시 창구 쪽으로 나와 미리 가지고 온 여행 가방 속에 오만 원권을 담으라고 직원들에게 요구했다. 당시 몇몇 고객은 달아났고, 3∼4명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은행을 찾은 고객 중 한 명이었던 박천규씨에게 제압당했다.

박천규씨는 "지금은 간부부대로 바뀌었지만, 예전 701부대에서 군 생활을 했다"면서 "복무한 지 오래되기는 했지만, 일반 사람들보다는 총에 대한 잘 알고 있어 공포감이 덜해 몸을 움직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씨는 강도 A씨가 든 총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움켜쥐었고, A씨와 함께 넘어지면서 총을 빼앗았다. 이어 지점 청원경찰과 남자 직원 1명도 힘을 보탰고, 직원 2명이 더 합류하며 강도를 완전히 제압했다.

A씨가 손에 들고 있던 비닐 안에는 공룡 모양의 장난감 총이 들어있었다.

경찰은 A씨가 생활고로 인해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자영업을 하던 중 실패하고 취업도 잘되지 않아 힘든 상황을 겪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당시 A씨는 마땅한 도주로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집에서 자녀의 공룡 장남감을 집어 든 뒤 10여 분간 걸어서 은행으로 들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경찰은 A씨를 검거한 박씨에게는 감사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김경림 키즈맘 기자 limkim@kizmom.com
입력 2025-02-10 19:12:35 수정 2025-02-10 19:12:35

#부산 기장경찰서 , #은행 , #강도 , #은행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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