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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잘 보게 'ADHD 약' 좀 주세요..."너도나도 먹다간 큰일 난다"

입력 2025-02-24 11:10:33 수정 2025-02-24 11: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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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환자에게 사용되는 약이 일명 '머리 좋아지는 약', '집중력 향상하는 약' 등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오남용 위험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ADHD 약을 치료가 아닌 다른 목적으로 복용할 경우 두통·수면 장애 등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23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최근 ADHD 약을 찾는 이들이 늘면서 ADHD 약물 과수요에 대해 우려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ADHD는 주의력이 부족해 산만하고 지나치게 활발한 행동 양상을 보이며, 충동성 조절이 어려워 행동 통제가 안 되는 일종의 정신질환이다. 주로 아동기에 이런 증세가 나타나 성인기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최근에는 여러 매체를 통해 ADHD가 널리 알려졌고 수험생 사이에서 ADHD 치료제가 공부 잘하는 약 등으로 잘못 인식되면서 ADHD 약을 찾는 이들이 급증했다. 이런 인기에 한국얀센의 콘서타 등 일부 ADHD 치료제는 품귀 현상까지 빚고 있다.

ADHD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일반인의 시험목적 약 복용 후기' 등 환자가 아닌 사람이 약을 먹어 시험 성적을 올렸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에 학습 능력을 높일 목적으로 ADHD 약을 찾는 'ADHD 호소인'까지 등장하고 있다.

ADHD 약물 처방환자는 2020년 14만3천명, 2021년 17만1천명, 2022년 22만1천명, 2023년 28만1천명, 2024년 1∼11월 32만6천명으로 최근 5년 새 2.3배로 늘었다. ADHD 약물 처방량은 2024년 1∼11월 8천201만2천정으로 2020년(3천770만9천 정)보다 2.2배가량이 됐다.

ADHD 치료제는 전문의의 지도에 따라 복용 시 환자의 인지기능과 행동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학습 능력을 향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검증된 바는 없다.

전문가들은 마약류로 분류되는 ADHD 치료제를 치료 외 목적으로 오용하면 오히려 심각한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환자가 아닌 사람이 ADHD 약을 먹는 경우 대부분 효과가 없고, 오히려 두통, 수면 불안정, 식욕부진 등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효과를 봤다는 일부 사례를 듣고 복용을 시도하는 것은 성공 사례만 선택적으로 수집한 '생존자 편향'으로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전문가는 약에 과도하게 의지하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홍현주 한림대 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ADHD 치료제를 집중력 향상을 목적으로 복용할 경우 심리적 의존성이 생겨 오남용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집중력은 불안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상 속 작은 성취를 통해 불안감을 극복하면 자신감을 얻고 집중력이 좋아질 수 있다"면서 "책 읽기, 명상, 운동 등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취미활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입력 2025-02-24 11:10:33 수정 2025-02-24 11:10:33

#집중력 , #ADHD , #약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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