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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와인은 다른 술보다 건강에 유익할 것이라는 통념이 있지만,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의 건강상 이점은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레드가 화이트보다 나은 점은 없다는 것이다.
이런 연구 결과는 영양학 저널(Nutrients)에 게재됐다.
미국 브라운과 하버드 대학 연구팀은 레드·화이트 와인이 암 발생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하기 위해 22건의 환자-대조군 연구 및 20건의 코호트 연구를 메타 분석하며 9만5000건의 암 사례를 확인했다.
그 결과 레드 와인을 가장 많이 마신 사람들의 암 위험 지수는 가장 적게 마신 사람들에 비해 0.98이었고, 화이트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은 1.00점으로 나타났다. 두 지수 차이는 통계적으로 무의미한 수준이다.
암 종류별로 레드·화이트 와인과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또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다만 화이트 와인은 피부암 위험을 22%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고, 두 와인 모두 여성의 유방암 위험을 비슷한 정도로 높였다.
또 코호트 연구만을 놓고 보면 화이트 와인은 암 발생 위험을 높였고, 레드 와인은 별다른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이밖에 음주량에 따른 암 위험의 상관관계를 살핀 결과, 레드 와인은 매일 한 잔(에탄올 10g)을 추가로 섭취할 때마다 암 위험이 5% 증가했지만, 화이트 와인은 뚜렷한 연관성을 나타내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런 결과를 종합해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이 암 위험에 미치는 전반적인 영향은 비슷하며, 레드 와인이 더 건강에 좋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그렇다면 레드 와인이 건강에 유익하다는 통설이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레드 와인을 제조할 때 사용되는 적포도 속 '폴리페놀' 때문이다. 폴리페놀 중에서도 레스베라트롤이라는 성분은 암세포의 증식 억제, 세포 자살 등에 효과가 있고, 암 전이를 막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그러나 이런 긍정적인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레스베라트롤을 많이 섭취해야 하는데, 인체는 레스베라트롤을 매우 빨리 분해하기 때문에 하루 1~2잔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간에 큰 무리가 갈 정도로 레드 와인을 마셔야 그나마 충분한 양의 레스베라트롤을 섭취할 수 있지만, 잠재적인 항암 효과를 보기 전에 알코올로 인해 건강이 악화할 확률이 더 높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