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의 유동인구 소비 패턴, 기존 점포들의 업종 등 상권의 특성에 따라 흥하고 망하는 업종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A상권에서 치킨점이 성공했다 하더라도 B상권에서 이 같은 성공이 이어진다는 법은 없다.
따라서 업종을 고를 때는 내 점포가 어느 상권에 속하는지를 미리 판단해봐야 실패 확률을 낮출 수 있다.
상권을 나누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소비자 실생활과 가장 밀접한 분류는 상권을 역세상권(이하 역세권)과 주거지 상권(이하 주거상권), 오피스상권으로 나누는 것이다.
이들 상권은 원천적으로 주요 소비자들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업종마다 활성화 정도에도 차이가 있다. 그렇다면 각 상권별로 자영업자들에게 선호되거나 기피되는 업종은 무엇일까.
상권별 선호업종 현황
점포라인과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이 상권별 권리금 변동 현황을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 역세권에서는 치킨호프집, 주거상권에서는 제과점, 오피스상권에서는 샌드위치 전문점이 자영업자들에게 가장 각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점포라인 DB에 등록된 서울 주요상권 내 매물 768개를 무작위 추출해 연도별 시세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분석 결과를 구체적으로 보면 역세권에서는 치킨호프 점포의 권리금이 지난해 같은 기간 7075만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7900만원(112.01%) 올랐다.
제과점 권리금이 1억7884만원에서 2억4115만원으로 6231만원(34.84%) 올라 뒤를 이었고 치킨점이 1억6750만원에서 1억7200만원으로 450만원(2.6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상권에서는 제과점 권리금이 1억6634만원에서 2억2727만원으로 6093만원(36.63%) 올랐다. 제과점은 역세권과 주거상권 모두 권리금이 6000만원 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헬스클럽이 1억6648만원에서 1억9972만원으로 3324만원(19.97%) 올라 뒤를 이었고 한식점이 7035만원에서 8650만원으로 1615만원(22.96%) 증가했다.
아울러 오피스상권 내 업종별 선호도에는 최근 직장인들의 소비패턴이 반영된 흔적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피스상권 내 업종 중 자영업자들에게 가장 각광받고 있는 업종은 샌드위치 전문점이었다. 이 업종의 권리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 5750만원에 불과했으나 1년 만에 4916만원(85.5%) 오른 1억666만원으로 조사됐다.
이어 한식점이 9637만원에서 1억2766만원으로 3129만원(32.47%), 커피전문점이 1억6095만원에서 1억7928만원으로 1833만원(11.39%)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상권마다 상이한 업종별 권리금 동향은 해당 상권 내 주요 소비층이 누구냐에 따라 현격한 차이를 보여 눈길을 끈다. 상권과 배후소비 세력 분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대변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각 상권별 점포 임대조건을 분석한 결과 보증금 측면에서는 주거상권 소재 점포들의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상권 소재 점포의 평균 보증금은 지난해 1~2월 4348만원이었으나 올해 같은 기간에는 6050만원으로 39.14%(1702만원) 올랐다. 주거상권 특성상 대박이 나지는 않더라도 꾸준하고 안정적인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 부분이 높이 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이어 오피스상권 소재 점포의 평균 보증금이 5228만원에서 6943만원으로 32.8%(1715만원)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역세권 소재 점포도 평균 보증금이 오르긴 했으나 5442만원에서 6155만원으로 13.1%(713만원) 오르는 데 그쳐 상대적으로 초라한 모습을 보였다.
각 상권별 비인기 업종
상권별로 권리금 동향을 보면 역세권에서는 한식점과 고깃집이 각각 2200만원, 1000만원 가량 내렸고 주거상권에서는 퓨전주점과 고깃집이 각각 6200만원, 3700만원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깃집 시세가 공통적으로 떨어진 것은 선호도 변동 영향과 함께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구제역 파동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오피스 상권에서는 치킨호프와 고깃집 점포 권리금이 각각 1600만원, 400만원 가량 떨어졌다.
이는 퇴근 후 한 잔을 즐기던 직장인들이 여가생활이나 체력단련 등으로 퇴근 후 시간활용의 패턴을 바꾸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해당업종을 찾더라도 사무실 인근보다는 접근성 좋은 역세상권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오피스 상권에 위치한 이 업종들은 수익성 부분에서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태.
점포라인 김창환 대표는 “업종을 불문하고 점포 자체의 경쟁력이 있으면 상권을 초월한 실적을 낼 수도 있고 실제 그런 사례도 있기 때문에 전적으로 맞는 이야기라고 할 순 없다”고 말한다.
김 대표는 그러나 “통상 초보창업자들은 상권을 초월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기 때문에 이와 같은 부분에서 손해를 보지 않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이미현 기자(mhlee@kmo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