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아이를 자연분만하지 못하면 둘째 아이도 제왕절개로 낳아야 한다는 인식 탓에 임산부들은 ‘첫 아이만은 자연분만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출산 과정에서 골반에 이상이 있거나 태아의 둔위(머리위치가 위로 향한), 전치태반(태반이 자궁 입구를 막고 있는 상태) 등 예기치 못한 변수가 생긴다면 의지와 상관없이 제왕절개를 해야 한다.
물론 첫 아이를 자연분만하지 못했더라도 반드시 제왕절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 제왕절개수술 경력이 있는 산모의 자연분만을 일컫는 브이백(VBAC) 시술이 의료기술의 발달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자궁파열의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의사로서도 딱히 권유하기 어려운 실정.
이에 전문가들은 자연분만을 마음대로 선택하지는 못해도 확률을 높이는 방법은 존재하는데 ‘체중조절’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유광사 여성전문 유광사여성병원 병원장은 “실제 의료계의 한 연구에서도 임신 중 체중이 20kg 이상 증가할 경우 제왕절개 위험도가 2~3배 높은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며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탄수화물보다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국과 찌개, 김치 섭취를 줄이는 등 저염식 식단이 좋다”고 밝혔다.
스트레스 또한 자연분만을 방해한다.
유 원장은 “임산부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부신을 자극해 이상호르몬을 분비하게 된다”며, “이 호르몬들이 혈관계를 통해 신체의 각 부위로 전달돼 면역체계 이상, 저체중아, 조산, 태아 곤란증(태아 심박동수가 점점 느려지는) 등의 문제를 일으켜 자연분만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골반이 작고 산도가 좁은데 태아가 크다면 제왕절개를 할 확률이 높다.
물론 여성의 골반은 크기가 정해져 있지만 운동을 통해 유연성을 키워주면 골반이 작아도 자연분만을 할 수 있다. 골반의 유연성은 요가나 스트레칭을 통해서 찾을 수 있으며, 운동시간은 10~20분 정도로 배가 당기는 느낌이 들면 즉시 중단해야 한다.
유 원장은 “순탄한 분만을 돕는 최고의 운동법은 ‘걷기’다”라고 말하며, “진통을 줄이고 출산 시 힘을 올바르게 줄 수 있는 라마즈, 스프롤로지 호흡법 등을 숙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라마즈 호흡법은 분만 중 불규칙해지는 호흡을 바로잡아 산모와 태아에게 산소공급을 원활하게 하고 진통을 줄여 분만을 순조롭게 하는 효과가 크다.
지속적인 훈련을 통해 숙달돼야만 분만 시 진통을 최소화 할 수 있기 때문에 출산 때까지 하루 20~30분 꾸준히 훈련해 체득해야 한다.
임산부의 의복착용 역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임신 12~16주 무렵이면 아랫배가 나오기 시작하는데 패션을 고려해 신체를 압박하는 타이트한 옷을 자주 입으면 하지부종,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켜 자연분만을 방해할 수 있다.
유 원장은 “이밖에도 분만 전, 실시하는 당뇨, 초음파, 유전학적 양수, 자궁경부세포진 검사 등 ‘산전검사’를 꼼꼼히 해서 혹시 모를 위협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김연정 기자(kyj@kmo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