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께 혼날까 봐 갓 태어난 아기의 시신을 자기 집 화단에 묻은 것이다. 이 사건은 우리나라 청소년의 성에 대한 현실과 문제점을 여러 가지로 반성하게 만드는 사건이다.
피임 없이 부모가 될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아기를 갖게 된 것도 안타깝고, 아기가 배 속에서 자랄 동안 이들을 이끌어 줄 어른들과 대화가 단절되어 있었다는 것도 마음 아픈 일이다.
부모에게 혼나는 것이 걱정되어 소중한 새 생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것 또한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이처럼 부모나 교사도 모르는 상태에서 임신과 출산을 감행하는 여학생이 어딘가에 또 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피임생리연구회 형희선위원은10대 임신에 대하여 “아직 부모가 될 준비가 안 된 10대의 임신은 본인의 평생과 아기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대사”라고 말했다. 10대 임신부들이 인공임신중절을 선택할 경우, 죄책감과 우울증 등 정신적 후유증은 물론 자궁외 임신 및 불임 등 여러 가지 신체적 후유증을 겪을 수 있어 모성 보호 차원에서도 부작용이 크다.
10대 임신부가 출산을 선택해도 조부모의 지원을 받아 부모가 함께 아이를 키우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입양을 보내거나 싱글맘이 자신의 꿈은 접고 힘들게 아이를 양육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10대 임신의 부작용을 방지하려면, ‘첫째, 성행위는 생명의 잉태가 가능하므로 상호존중과 책임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성 가치관을 바르게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며, 둘째, 정확한 피임방법을 알려주는 실질적인 성교육을 해야 하고, 셋째로 청소년도 콘돔과 피임약을 쉽게 구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부시 대통령 임기 중 소녀들에게 구체적 피임교육보다는 혼전 성관계를 하지 않는 순결교육을 강조한 결과, 오히려 점차 줄어들고 있던 재학 중 소녀들의 미혼 임신률, 성병 발병률이 부시 대통령 임기 중 대폭 증가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잘못 사용하면 피임실패율이 15%나 되는 콘돔 사용이 많아 피임이 남성의존적인 편인데 반해, 여성들의 피임약 복용율은 2.5%에 불과해 독일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등 피임약 복용율 40%대의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라며, 청소년 때부터 남자는 콘돔, 여자는 피임약으로 스스로 피임하도록 교육한다면 미성년 임신이나 인공임신중절 같은 문제들도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피상적인 수준에서 그치고 있는 청소년 성교육 현장을 개선해 피임약 복용방법이나 콘돔 사용 방법 같은 구체적인 성교육을 전문가로부터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10대 임신을 예방하는 실질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고등학교 입학 전이나 대입수능시험 후 마음이 들뜬 상태에서 성관계를 가졌다가 임신이 된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미 현재진행형인 10대들의 성 현실과 학부모 생각 간의 괴리가 매우 큰 것이 임신을 무조건 부모님에게 무조건 숨기려 하는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중3이나 고3처럼 상급학교 입학 전 여유로운 시간에 자녀와 학부모가 함께 산부인과 전문의 등 피임전문가로부터 성교육을 받는 시스템을 구축해 적극 활용한다면, 자녀와 학부모의 대화를 통해 10대 임신을 예방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조다연 기자(cdy@kmo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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