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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후궁’, ‘야한영화 아닙니다’

입력 2012-06-04 14:38:58 수정 2012060514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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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야하나 궁금했다. 이 영화를 보기 전 까지는.

언론시사로 이 영화의 장막을 들추고 보니 생각보다 야하지 않다. 야한 것에 가려져 보이지 않을 것이라 기대했던 이야기가 있다. 김대승 감독의 영화가 맞긴 했다.


과연 김대승 감독이다. ‘에로틱 궁중 사극’이란 타이틀 때문에 미궁 속에 빠져버릴 수도 있는 ‘후궁’을 주제 의식있는 이야기로 살려낸 것은 모두 다 그의 덕이다.

석양 속에서 故이은주에게 쇼스코타비치의 왈츠로 춤추게 했던 것도 그고, 단풍나무가 흐드러진 가을길을 유지태에게 걷게 한 것도 그였다. ‘번지점프를 하다’, ‘가을로’ 등의 전작들을 통해 김대승 감독은 현재와 미래를 하나로 묶어 주제로 빚어내는 탁월한 이야기 방식을 인정받았다. 이렇듯 차분하게 풀어내는 이야기솜씨와 공간과 빛을 충분히 활용하는 그의 연출방식은 느낌있는 영화들을 생산해냈다.

이 영화도 그 정석을 따라간다. ‘시간과 공간은 도구일 뿐 그 안에 현재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는 그의 말은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이해가 된다.

시대만 과거로 흘러갔을 뿐 주체하지 못하는 욕망으로 폭주하는 인물들의 모습은 지금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돈과 권력의 욕망을 그린 어떤 한 영화보다도 숨김없고 거침없이 핵심을 찌른다.

또한 노출과 정사씬으로 질펀하게 포장된 이 영화를 천박하지 않게 야하지 않게 엔딩까지 이끌어 내는 것은 그리 가볍지 않은 ‘인간의 욕망’에 대한 주제와 상황의 개연성에 있다. 인물과 상황을 면밀하게 주시하며 관객으로 하여금 이야기를 볼 수 있도록 돕는다. 게다가 반전이라면 반전으로 여겨질 캐릭터들의 입체적인 변화 양상도 이 영화를 흥미롭게 볼 요소로 작용한다.

‘방자전’의 이미지를 고스란히 이어가며 제자리 걸음을 하는 조여정에 비해 김동욱의 연기가 눈길을 끈다. 재발견이라 해도 과연이 아닐 정도로 그의 흔들리는 눈빛과 목소리가 인상적이다.


이 영화는 보고 이야기 해야한다. 그저 벗는 영화, 야한영화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야한영화를 보러간다’는 이목을 두려워하는 남성관객에게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송혜리 기자(shl@kmo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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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6-04 14:38:58 수정 2012060514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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