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의 영향일까. 이번 시즌 런웨이는 실용적인 디자인과 소재를 사용한 리얼웨이 룩을 선보이고 있다. F/W 시즌이면 으레 등장하는 니트와 레더 소재를 이번 시즌 주요 소재로 내세웠다. 무엇보다 칙칙한 모노톤, 낙엽 컬러 공식은 사라지고 임팩트 있는 레드와 반짝이는 금색, 은색이 런웨이를 점령하며 스타일에 포인트를 주고 있다.
▲ 치명적인 레드 컬러
경기가 어려울 때 일수록 패션은 더 과감해진다는 말처럼 이번 런웨이에는 강렬한 레드 컬러가 대거 등장했다. 이전에는 컬러 자체가 화려한 만큼 상의나 하의 일부 또는 포인트 컬러로 활용되거나 톤 다운 레드 컬러로 선보였던 반면, 이번 시즌에는 채도 높은 레드 컬러가 런웨이를 올인했다.
마르니는 시그니처 프린트를 과감하게 덜어내는 대신 생생한 레드 컬러의 룩을 선보인다. 직선적이고 건축적인 실루엣의 아우터와 스커트, 벨트 디테일이 함께 어우러진 룩은 남성성과 여성성 그리고 모던함을 적절하게 보여준다.
요지 야마모토는 이번 시즌 레드의 향연을 펼치고 있다. 눈이 시리도록 밝은 레드 컬러 드레스부터 특유의 온 몸을 감싸고 휘감는 판초까지 선보였다. 특히 블랙과 레드를 함께 사용함으로써 더욱 강렬함을 선사하며, 펑키한 무드와 섹시함을 골고루 보여주고 있다.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는 레드 컬러의 강렬함을 지극히 심플하게 풀어냈다. 박시한 원피스, 여기에 와이드 팬츠를 레이어드 하여 매니시함을 선사한다. 디테일은 과감히 생략하고 레드 컬러 그대로의 화려함만을 전달한다.
소니아 리키엘이 선보인 레드 드레스는 블랙 그라데이션이 군데군데 들어가 좀더 가볍고 경쾌한 클래식 룩으로 탄생되었다.
모스키노는 특유의 금장 버튼 재킷에 주름 스커트를 매치한 모스키노 식의 위트가 살아있는 룩을 선보였다. 네크라인 리본 디테일이 레드 컬러의 강렬함을 중화시켜 주며, 소녀다운 발랄함과 유쾌함이 느껴진다.
▲ 반짝이는 소재 급부상
이번 시즌에는 반짝이는 것에 집중하자.
매 가을 겨울 시즌이면 등장하는 가죽은 이번 시즌 주요 소재로 떠올랐다. 블라우스, 팬츠, 스커트 등 아이템을 가리지 않고 모든 것에 쓰여진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왁스 코팅이나 메탈릭 기법을 거쳐 반들반들 윤이 날 정도로 부드러워 졌다.
더불어 금빛 혹은 은빛의 글리터링 소재를 사용한 재킷과 원피스, 은사를 섞어 짠 스웨터 등 글리터룩이 대거 선보이며 스타일링에 재미를 불어넣고 있다.
▪ 다양한 기법으로 탄생된 가죽
알렉산더 왕은 가죽 아우터를 전면 내새웠다. 왁싱한 스웨이드 가죽, 고무처럼 보이는 착시효과, 반짝이는 페이턴트 효과까지, 혁신적이고 독창적인 가죽 소재의 룩을 선보인 것. 박시한 실루엣의 셔츠, 깊게 찢어진 도발적인 슬릿 스커트, 밀리터리 스타일의 재킷과 코트 등은 꽤 흥미롭기까지 하다.
로에베는 가죽을 다루는 최고의 브랜드답게 독특하고 재미있는 가죽 의상을 보여준다. 캐주얼한 무통 코트, 레이저 컷팅 스커트, 플레어 스커트, 피코트 등을 선보인 가운데 기존에 시도한적 없던 오버 사이즈 야구점퍼와 트롱프뢰유 효과의 코트는 보다 젊고 새로운 신선함을 전달한다.
마르니와 에밀리오 푸치는 광택이 도는 페이턴트 가죽 아우터를 선보였다. 빳빳해 보이는 듯 부드러운 느낌이 특징. 마르니는 박시한 둥근 실루엣으로 60년대 복고풍 무드를 현대적으로 재현한 반면, 에밀리오 푸치는 날렵한 실루엣이 파리지엔의 시크함을 선사한다.
▪ 화려함의 극치 글리터 룩
에밀리오 푸치는 호화로운 금빛 수트를 선보이며 화려함의 극치를 뽐내고 있다. 심플하고 간결한 테일러링의 지극히 모던한 디자인이지만 메탈릭한 소재를 활용하여 반짝이는 우아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디테일이 많지 않아 지나치게 억지로 꾸민 듯한 느낌보다는 은은한 고급스러움을 전달한다. 특히 각도에 따라 다른 반짝임이 드라마틱함을 선사한다.
겐조는 은은한 펄감이 도는 감각적인 수트를 선보였다. 스키니한 하이웨이스트 팬츠로 이루어진 수트는 보다 젊고 세련된 느낌으로 연출 가능하다.
데스킨스 띠어리는 은은한 글리터링의 재킷을 선보인다. 과하지 않은 펄감이 고급스러운 무드를 자아내며, 심플하지만 트렌디함을 머금은 디자인이 세련된 스타일을 연출하기 제격이다.
엠포리오 아르마니는 은사가 섞인 스웨터가 돋보인다. 모노톤의 스웨터 일부에 스트라이프로 들어가 톤온톤을 이루며 모던한 분위기를 더해준다.
에밀리오 푸치는 클리터링 블랙 팬츠를 선보인다. 차분한 디자인에 블랙 컬러로 선보여 반짝이는 아름다움은 그대로 살려주고 있다. 여기에 상반된 소재의 니트를 함께 매치하여 캐주얼 룩을 완성했다.
폴앤조는 블링블링한 시퀸 셔츠를 선보인다. 실버와 골드의 스트라이프는 트렌디함을 물씬 풍긴다. 지나치게 여러 컬러가 들어갈 경우 오히려 산만해 보일 수 있으나, 시퀸과 어울리는 단순한 컬러 블록킹 매치로 깔끔하면서 세련된 룩을 연출했다.
손정완은 골드 원피스를 선보인 가운데, 광택이 더해진 메탈릭 소재를 덧대어 현대적이며 세련된 감각을 더해주고 있다. 언발란스한 랩 스타일의 독특한 디자인에 부분적인 글리터링이 더해져 멋진 글리터룩을 연출해준다.
뉴욕 대표 디자인 데님 브랜드 캘빈클라인 진에서는 섹시함을 물씬 풍기는 리퀴드 메탈 데님을 선보인다. 글로시한 광택 소재와 슬림한 핏으로 글래머스하고 섹시한 느낌을 세련되게 표현했다. 베이직 하고 캐쥬얼 느낌의 데님에서 벗어나 데이 룩과 이브닝 룩 모두 완벽한 연출이 가능한 멀티 웨어로, 파워 스트레치가 가미되어 편안함까지 느낄 수 있다.
▲ 끝이 없는 니트의 향연
니트 웨어 또한 2012 F/W 컬렉션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올해는 니트의 조직력이 더욱 단단해지거나 경쾌한 컬러톤으로 등장한 니트 스웨터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에밀리오 푸치는 몸 전체를 감쌀 정도의 오버사이즈 니트 웨어를 선보였다. 핑크, 베이지의 화사한 컬러로 선보이며 칙칙해지기 쉬운 가을 겨울 룩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특히 더욱 견고한 짜임새와 두터워진 소재 덕분에 한겨울에도 활용도가 높아질 듯.
조르지오 아르마니에서 선보인 니트는 그레이와 오렌지 컬러의 굵은 니트가 서로 교차되어 입체감을 표현한다.
스텔라 맥카트니는 과연 이게 니트일까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퍼 느낌을 살린 벌키한 니트와 여성의 아름다운 실루엣을 살려주는 원피스, 스웨터와 스커트가 한벌을 이루는 투피스까지 선보여 여느 때보다 니트에 힘을 실었다.
▲ 더욱 파워풀해진 터틀넥
턱 끝까지 바짝 올라온 터틀넥이 새로운 트렌드로 급 부상한다. 지난 시즌 한껏 드러냈으니 이번 시즌에는 하이 네크라인으로 목을 가릴 때다. 더 길고 파워풀 해졌으며, 화려한 프린트와 디테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는 하이 네크라인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오버스러울 정도로 얼굴의 반을 덮는 터틀넥과 하이 칼라는 박시한 스커트와 코트, 와이드 팬츠 등과 다양하게 매치함으로써 샤프함과 버라이어티한 매력을 충족시킨다.
드리스 반 노튼과 3.1 필립 림은 데일러링 재킷 칼라 사이로 살짝 솟아오른 터틀넥이 깨끗하고 지적인 이미지를 더해준다. 절제된 화이트와 블랙 터틀넥으로 매니시 룩을 완성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터틀넥은 평범한 의상도 드라마틱하게 변신할 수 있는 다채로운 컬러와 프린트가 활용됐다. 블랙 재킷과 함께 매치했을 때의 시너지 효과는 더욱 크다.
스텔라 맥카트니는 살짝 올라온 라운드 칼라 안에 골드 초커를 레이어드해 드레시한 하이 네크라인을 완성했다. 또한 터틀넥에 로코코 시대 우아한 귀족을 떠올리게 하는 드레스의 네크라인처럼 프릴을 덧대 더없이 페미닌하고 우아했다.
▲ 밀리터리의 부활
잠잠했던 밀리터리 룩이 이번 시즌 파워풀한 존재감을 각인 시켰다. 밀리터리의 상징 카모플라주는 배제한 채 제복의 형태를 현대적으로 변형하였으며, 오버사이즈 실루엣과 어우러져 중성적인 매력을 물씬 풍긴다.
겐조는 80년대 제복 스타일을 적극 반영했다. 힘을 잔뜩 준 허리벨트로 여성스러움을 더해 페미니티와 밀리터리를 멋지게 소화시켰다.
드리스 반 노튼의 각이 살이 있는 실루엣의 코트와 수트는 재법 엄숙함이 느껴진다. 오버사이즈의 매니시함과 눈부신 금빛 자수의 정교함이 시크한 분위기 속에 은근한 섹시함을 어필한다.
모스키노는 밀리터리 트렌드를 가장 직설적으로 반영시켰다. 금장버튼의 재킷, 챙이 넓은 카우보이 모자, 골드 링 귀걸이 등을 매치해 밀러티리 무드와 카우걸을 동시에 선사한다. 무엇보다 지루한 밀리터리 룩이 아닌 모스키노만의 재미있고 유쾌함이 주목 할 만하다.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 역시 금장 버튼의 박시한 아우터를 선보여 꾸미지 않은 듯 시크하고 편안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윤지희 기자(yjh@kmo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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