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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은실 소장 "대치동 사교육 현실 충격적이라고? 이게 현실이다"

입력 2012-11-13 14:41:23 수정 2012111315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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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교육1번지라 불리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동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곳은 총 4424가구나 되는 은마아파트다. 이곳의 교육정보는 가장 빠르고 새로운 트랜드를 주도하기도 한다. 은마아파트 주부들에게 똑똑하다는 평가를 받은 학원 강사는 몇달 안에 스타강사 반열에 오를만큼 전파력이 빠르다.

과연 대치동 엄마들의 입시전략은 어떻게 다를까.

화제를 일으켰던 드라마 '아내의 자격'을 통해 대치동 사교육 현실은 더욱 낱낱이 일반인들에게 전파됐다. 국제중·특목고에 목 메는 대치동 엄마들의 현실은 과연 어떨까.

대치동에서도 이름높은 진학전문 컨설턴트인 김은실(7멘토 소장) 선생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대치동 엄마들의 실상을 파헤쳐봤다.

"입시 제도가 아무리 바뀌어도 사교육은 줄어들지 않을 겁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입시에서 내신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다고 해도 추첨으로만 한다고 해도 사교육은 성행하게 돼 있죠. 왜냐구요? '사교육의 주범'으로 낙인 찍힌 외국어교에 매달리는 이유는 결승점인 '대학 입시'에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김은실 소장은 최근 입시 트렌드는 2011년 전국의 학부모를 당황하게 만든 '입시사정관제' '자기주도학습 능력'으로 꼽았다.

서울대의 경우만 해도 신입생의 83%를 수시로 뽑고 있다. 내신과 수능은 참고자료일뿐 더이상 당락을 결정짓는 요소가 아니라고 못박았다.

김 소장은 "앞으로 미국식 입학사정관제로 우리 입시제도도 변화할 것이다"라면서 "교과에 기본한 논술형 본고사를 통해 논리적 사고와 창의성으로 풍부한 배경지식을 말글로 표현하는 능력이 주목받게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국제중·특목고 진학전문 컨설팅을 받기 위해 김 소장을 찾은 최연소 고객은 불과 4살짜리 유아다.

초등학생도 아닌 4살때부터 입시를 준비하는 것이 바로 대치동의 교육열을 반영하는 단적인 상황이라 볼 수 있다.

김은실 소장은 "글만 읽을 줄 아는 나이라면 얼마든지 독서력 테스트를 통해 키즈프로그램 운영이 가능하다. 예전에는 어려서 놀다가도 뒤늦게 정신차리면 얼마든지 대입이 가능했지만 요즘 현실은 초등학교때를 놓치면 힘든 상황이 됐다"면서 "인성교육이다 대안교육이다 찾아다니며 시간을 보내고 기초학력을 못만들면 초등학교 2학년만 돼도 장차 그 아이가 들어갈 대학이 어느수준일지 가늠할 수 있다"고 밝혔다.

7년전 대입컨설팅만이 전부였던 시절 국제중·특목고 위주의 컨설팅의 선두주자였던 김은실 소장의 강점은 자신을 돋보이게 만드는 포트폴리오 구성력에 있다. 묵혀있던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도 자신의 캐릭터로 강화시켜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명문대 진학이 가능하게 하는 것.

상위 10개 대학의 33%는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신입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1등급과 3등급이 나란히 같은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같은 다면성평가에서는 봉사, 자기주도학습, 논문, 동아리활동, 체험, 독서 등 다양한 경험이 뒷받침 돼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대치동 중심에서 컨설팅을 해온 김 소장이 겪어본 대치동 엄마들의 현실은 그야말로 치열하다.

영어신분사회라 할만큼 영어능력은 곧 경제력의 상징이 돼 버린지 오래다. 돈많아야 영어를 잘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엄마들 커뮤니티가 가장 활성화 된 곳이 바로 대치동이죠. 커피숍을 찾아보면 엄마들 끼리끼리 모여 자신들의 네트워크를 확고히 하는 모습이 보여요. 학원은 어디가 좋은지 어느 선생이 능력있는지 바뀐 입시정보는 어떤지 등 활발한 고급정보들이 오가죠. 이같은 정보들은 아이를 공부만 계속시킬지 다른 특화된 능력을 찾을지 결정을 하는데 도움이 돼요."

실제 교육에 열의를 보이는 대치동 엄마들 중에는 맞벌이 엄마가 거의 없다. 맞벌이 엄마들이 왕따가 된 것은 이미 옛날일이고 심지어 의사나 법조인 엄마들까지도 아이 교육을 위해 과감하게 사직하는 곳이 바로 대치동이다.

김은실 소장은 "전국 강연을 다녀보지만 교육열 높고 잘사는 동네일수록 오전설명회 출석률이 높다. 경제력과 정보력이 떨어지는 동네는 오전에 엄마들이 참석하기 어렵기 때문에 주로 저녁시간에 설명회를 하게 된다"고 전했다.

엄마가 매니저 역할을 하며 뒷받침해주는 아이와 엄마는 직장다니고 혼자 학원만 왔다갔다 하는 아이와는 애초부터 경쟁자체가 되지 않는 것.

김은실 소장은 "강남 엄마들은 보통 영어 교육에는 원어민 교습을 붙인다. 원어민 교습은 보통 88만원에서 90만원까지 하는데 이에 영어캠프나 유학등을 동시에 시키는 것은 기본이다. 상위계층일수록 학원비에 쓸 돈을 다 쓰고 남은 여력으로 컨설팅을 받는다"고 귀뜸했다.

귀족학교라 불리는 국제중학교는 연간 1800만원의 학비에 국어나 국사를 뺀 나머지 과목은 모두 영어로 수업을 한다. 대학보다 학비가 많이 들지만 이학교를 나와 특목고를 거쳐 SKY대학으로 진학하는 것이 엄마들 사이에서는 KTX코스로 통한다. 그만큼 빠른 길이라는 뜻.

대치동의 현실은 드라마에서 보여준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실제 지방에 살다 대치동으로 이사온 한 엄마 A씨는 옆집 사는 엄마 B로부터 좋은 학원을 추천받아 고마워했지만 실제 B의 자녀는 그 학원에 보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분개해야 했다.

자신의 네트워크에 속해 있지 않은 이들에게는 철저하게 배타적인 곳이 바로 대치동.

6명을 꾸려 스터디를 하고 있던 대치동엄마 C씨는 최근 5명만이 지원할 수 있는 경시대회에 자신의 아이가 빠진 사실을 알고 신경정신과를 찾아가 치료를 받아야 했다.

6명의 아이들중에서 자신의 아이가 떨어져 나온후 아무도 전화를 걸지도 말을 걸지도 않아 극심한 우울증을 앓게 됐던 것.

대치동의 엄마들 사이 정보소외를 통한 왕따문제는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아무개가 비리로 학교대표를 하고 있다"고 교육청에 항의를 하거나 대낮에 대로에서 '죽이네 살리네' 싸우는 모습도 목격되기도 한다.

김은실 소장은 "아이가 공부를 잘해 전교1등을 하면 그건 곧 엄마의 권력이 된다. 학부모 모임에서도 전교 1등 엄마가 등장하면 엄마들이 기립한다고 들었다. 공교육에 대한 치맛바람이 줄어든 것은 다행이지만 학교선생님들이 오히려 엄마들에게 입시전략을 묻기도 하니 이건 좀 아니다 싶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내신만 가지고 학생을 뽑는 명문대가 줄어들면서 부의 세습이 곧 학력의 세습으로 강화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어 "나라에서 세운 과학고와 영재학교가 수학선행학습을 주도했다"면서 "노후 자금을 탈탈 털어 자교 사교육에 쓰고 싶은 부모가 어디 있겠나. 국가 정책이 사교육을 부추긴 셈이다"라고 비판했다.

키즈맘뉴스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입력 2012-11-13 14:41:23 수정 2012111315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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