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사이 22.9%가 증가했다는 ‘위험한 마음’들의 소유자들은 지금 이 순간도 치유의 시간이 절실한 상태다.
대국민 프로젝트 '심리치유프로젝트 위험한 마음(기획 김명환 연출 정선일 김선희)'은 이런 위험한 마음의 소유자들을 만나 치유해 주는 교양프로그램으로 기획됐다.
남편의 외도로 고통 속에 살고 있다는 주부 송재란 씨(61). 그녀를 고통으로 옭죄고 있는 남편의 불륜은 사실이 아닌 그녀의 망상이다. 결혼 초기부터 시작됐다는 이 기이한 망상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 심해졌고 이젠 위험한 수위까지 도달했다고 한다.
낯선 여자가 남편에게 휴대전화를 빌리면, 그건 남편의 연락처를 알기 위한 ‘유혹의 손길’이라 믿고! 어느 여성이 남편과 말을 나눠도 그건 ‘내연이 관계’라며 위험한 상상을 시작한다.
심지어 남편이 70대 이웃 할머니께 막걸리를 사다드렸다는 이유로 70대 할머니를 남편의 내연녀로 오해, 할머니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과 험담을 퍼붓기까지 했다.
그녀는 “남편이 여자들에게 조종 받고 있다”면서 “여자와 여관에 있을 때는 전화를 안 받고, 심지어 차에서 젖은 스타킹까지 나왔고, 발기부전 치료제를 먹고 속옷에 파란 물이 들었는데 삶아도 안 지워진다”고 주장했다. 하루에 전화를 하는 것만 100여 통.
전문가 3인과 함께 들여다 본 그녀의 마음은 상처 때문에 생겨난 ‘사랑하는 법의 무지’였다.
초등학교 졸업 후, 경제력 없는 아버지를 대신해 생활 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던 재란 씨는 식모살이와 청소 등 돈이 되는 일이면 뭐든 닥치는대로 하면서 식구들을 먹여 살려야만 했다.
어머니의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시기에 가족으로부터 내쳐진 채 돈을 벌어야 했던 재란 씨는 항상 외롭고 사랑이 그리웠다. 성인이 된 후 결혼을 했지만 전 남편과 사별하고 다시 혼자가 됐다. 이후 다시 성격 좋은 남편을 만나 딸까지 낳았지만 돌아가신 아버지처럼 사람이 좋고 오지랖이 넓은 남편이 자꾸 불안했다고 제작진은 전했다.
그동안 사람들이 그랬듯이 남편 역시 자신을 떠날 것 같았던 것이다. 다시 혼자가 될 것 같은 불안함에 재란 씨는 남편을 붙잡게 됐고, 그 과정이 질투망상과 지나친 집착이 됐다. 남편을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지만 그녀가 표현하는 사랑은 어그러져만 갔다. 살아오면서 제대로 사랑을 받아본 적 없는 재란 씨는 사랑을 베풀 줄도, 사랑하는 방법도 몰랐던 것이다.
재란씨에 대해 정신과 의사 송형석 씨는 “사랑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사랑을 베풀 줄도, 표현할 줄도 모르는 것이다”라며 “책임감과 의무만 요구받아왔던 장녀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라고 진단했다.
키즈맘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