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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차승민 교사 "공포 영화와 자녀 교육은 공통점이 있다"

입력 2013-02-25 18:40:29 수정 20130225184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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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사 16년차인 차승민 선생님은 지난 2000년부터 교육에 영화를 접목시켜온 국내 유일의 영화교육 전문가다.

최근 '영화를 함께 보면 아이의 숨은 마음이 보인다(전나무숲)'를 출간하고 본격적으로 영화교육을 널리 알리기 시작한 차승민 선생님을 만나 제대로 된 영화보기 방법을 들어봤다.



"교육과정 진도를 다 나간후 남는 시간에 체육 주간, 독서 주간 시간을 가지면서 아이들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해봤어요. 그래도 심심해서 영화주간을 만들어 일주일 내내 영화를 본 적이 있었죠.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잭', 톰 행크스 주연의 '빅'처럼 내가 본 영화들 가운데 아이들이 함께 볼 만한 것들을 골라봤죠. 그런데 독서나 체육을 했을때보다 아이들의 몰입도가 놀라울 정도로 향상된 것을 느꼈어요. 영화를 소재 삼아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니 평소 수업 때는 발표를 잘 하지 않던 아이들도 곧잘 이야기를 했습니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아이들은 자신의 속마음을 조금씩 열어보기이 시작했고 그때 '영화를 수업에 활용해도 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승민 선생님은 공포영화가 무서운 이유가 언제 어떤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라면서 학부모 상담을 해보면 부모들이 공포영화와 같은 두려움을 느끼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 아이가 뒤처지는 건 아닌가요?" "초등학교 4학년인데 이제 영어, 수학을 좀 더 심화해야 하지 않나요?"

공교육에 대해 이처럼 막연한 불신을 가지고 있으며 그래서 공교육만으로 아이를 교육하는 것이 무섭고 두렵게 느껴진다는 것.

차승민 선생님이 강조한 공교육의 기본은 성적향상이 아닌 '바람직한 민주 시민의 자질'을 기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이다.

차 선생님이 밝힌 영화교육이 주는 이점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영화는 아이들과의 소통을 이끄는 강력한 매개체다. 아이들과 영화를 함께 보며 울고 웃는 동안 감정이 치유되고 사고력·표현력·논술력을 자연스럽게 키울 수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영화교육이 현장에서 호평받은 것은 아니었다.

"2003년 본격적으로 영화교육을 시작하고부터는 안팎에서 전방위적 압밥을 받았습니다. 학부모들도 그렇고 동료교사들도 영화를 본다고 하면 공부안하고 노는 것으로 오해들을 많이 하셨거든요. 교육청에 전화해서 '왜 교육과정에 없는 걸 하느냐'고 항의하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2시간 동안 영화 틀어주고 교사는 사무일 보려는 것 아니냐는 고정관념이 가장 힘들었죠."

그러나 차승민 선생님은 영화교육 시간에 집중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이를 잘 활용하니 배려, 예절, 소통에 많은 도움을 얻는다는 확신을 하게됐고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체계화된 '68시간 영화교육 과정'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았으며 아이들과 영화를 보며 반응이 좋은 작품들로 엄선해 추천영화 20편으로 된 리스트를 완성했다. 일선에 근무중인 38명의 선생님으로 구성된 자문단을 만들어 워크샵을 통해 검증을 받고 정식 교육과정으로 등록시켰다.

영화교육을 실시한 차승민 선생님의 반이 성적면에서도 우수함을 드러내자 이제는 학교내에 영화를 시간죽이기로 생각하는 고정관념은 사라졌다. 아울러 전국에서 교사들이 소식을 접하고 커리큘럼을 받겠다고 연락을 해오기도 한다.

"명화라고 아이들에게 마구 영화를 보여줘서는 안됩니다. 단계에 맞는 영화가 따로 있죠. 제 책 '영화를 함께 보면 아이의 숨은 마음이 보인다'를 보면 입문용부터 고급용까지 난이도별로 가이드가 상세히 나와있습니다. 특히 영화는 잔상이 크기 때문에 지도를 잘해야 합니다. 애니메이션을 아이에게 틀어주고 부모는 다른 볼일을 본다든지 해서는 안됩니다. 함께 영화를 보고 그에 대한 대화를 충분히 나눠야 합니다. 결말이 아름답고 부드러운 삽화를 쓰며 음악은 클래식을 기반으로 한 작품을 추천합니다. 월트디즈니나 픽사 작품이 대체로 그렇습니다. 10년전 영화 교육을 받고 큰 아이들이 가끔씩 찾아와 '저와의 수업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의사를 정확히 정리하고 생각을 표현하는데 도움을 줬다'고 할땐 보람있습니다. 잠시 힘든 시기에 있는 친구들이 영화 속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 우리만 어려운것 아니다. 한번 해보자' 하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키즈맘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입력 2013-02-25 18:40:29 수정 20130225184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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