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가 매일 아침마다 학교에 안가겠다고 울어요."
소아정신과 의사인 김태훈 사랑샘터 정신과 원장이 아이의 부모를 상담하다가 들은 말이다.
생활습관을 확인해보니 매일 밤마다 TV보느라 늦게 잠이 들었던 아이는 결국 아침마다 늦잠을 자게됐고 엄마는 밥을 먹이느라 실랑이를 벌이고 그런 생활이 지속되다보니 학교에 지각해서 혼날 것을 두려워한 아이가 등교를 거부했던 것이었다.
김태훈 원장은 아이들의 머릿속에 시간개념을 심어주는 시계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원장이 강조한 '자녀에게 규칙적인 식사 시간을 가지게 하는 법'은 다음과 같다.
첫번째, 절대 따로 먹이지 않을 것.
부모들은 아이가 한창 성장한다는 이유로 식사 시간이 지나서 아이만을 위해 별도로 배려하거나 간식거리를 마련한다. 이는 매우 잘못된 방법이다.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돌아올 다음 식사 시간까지 간식이나 다른 음식을 제공해서는 안된다.
칼로리가 없는 물만 허용하고 우유나 주스까지도 금물이다.
두번째, 끝까지 거부해도 규칙적인 식사 시간을 가질 것.
아이들은 TV만화가 재미있거나 동화책, 만화책 등을 봐야 한다는 이유로 부모와 함께 먹는 식사 시간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이전 식사량이 많았다거나 간식을 배불리 먹었을 경우 아이가 끝까지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일수록 규칙적인 시간의 룰을 분명히 가르치고 지켜야 한다.
세번째, 식사는 본인 스스로 할 것.
식탁에 앉더라도 아이는 돌아다니면서 장난을 치면서 식사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부모는 어떻게 하든 밥을 먹이기 위해 숟가락으로 떠 먹이게 된다. 어렵더라도 본인이 숟가락을 들고 식사를 끝낸 뒤 자신이 놀던 것을 하도록 해야한다.
네번째, 식사 시간이 지나면 식탁을 치울 것.
초등학교 입학 전 6~7세의 시기는 대근육과 소근육의 발달이 어느 정도 조화로운 상태로 스스로 식사를 할 수 있는 나이다. 그러므로 스스로 식사를 할 수 있는 습관을 위해서 약속한 식사 시간을 넘어서면 아이가 다 먹지 못한 경우라 하더라도 기다리지 말고 식탁을 그냥 치워야 한다.
김태훈 원장은 "아이들에게 규칙적인 식사, 배꼽 시계를 장착하게 되면 일정한 식사 시간에 따른 생체 리듬을 형성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규칙적인 리듬이 몸에 익혀지면 아이는 놀 계획이든 해야할 일이든 예측을 보다 더 원활하게 계획적으로 발전하게 되며 아이들에게 올바른 생활습관의 습득을 위한 충동성 조절 및 제어 능력까지 얻게 된다는 것.
김 원장은 아동 상담 결과 짜증 잘내고 투정부리는 아이일수록 생활습관이 불규칙적인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사람은 동물이라 의식주를 규칙적으로 습관들이지 않으면 다른 것에도 영향을 줍니다. 부모와 아이는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부모의 습관은 아이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죠. 아빠는 신문을 펼치고 아침을 먹으면서 아이에게 '만화책 보지말고 빨리 밥 먹어라' 하는건 설득력이 없습니다. 부모들은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 커다른 노력을 해야하는 줄 압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생활속에서 작은 습관을 체득하는 것입니다."
ADHD증후군 아동 등을 전문적으로 치료해온 김태훈 원장은 "습관시계를 가지지 못한 아이는 왕따, 학습부진 등으로 학교생활에도 적응하기 어렵다"면서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쥐어주면 대화단절로 이어지기 때문에 특히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김 원장은 '시계의 원리(청출판)'이라는 책을 펴내 습관을 통해 미래에 대한 예측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내용을 상세히 설명했다.
김태훈 원장은 "모든 아이들이 그저 나이를 먹고 성장했다는 이유만으로 미래를 상상하고 꿈을 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자신의 미래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를 객관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은 오직 오랫동안 규칙적인 생활을 반복한 아이들에게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키즈맘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